담배꽁초 때문에 13년 전 대구 북구 노래방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노래방 여주인 살인 사건의 범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1일 요금 시비로 노래방 업주를 살해한 A(48)씨를 살인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4년 6월25일 노래방에서 도우미 등을 불러 술을 마신 후 술값 계산 도중 여주인(당시 44)과 실랑이를 벌이다 수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다.
당시 여주인은 하의가 벗겨진 채 하체 일부와 왼쪽 가슴 일부가 잘려져 있는 등 잔혹하게 훼손당한 채 출입문 통로 안쪽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당시 사건은 미궁에 빠졌으나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담배꽁초를 보관하면서 이날 범인을 붙잡게 됐다.
A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11시50분쯤 대구 중구에서 귀가 중이던 여성(22)을 둔기로 때리고 손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은 범인을 쫒는 과정에서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다 A씨가 담배를 피던 모습을 포착하고, 현장 주변의 담배꽁초를 수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담배꽁초의 DNA 정보가 13년 전 노래방 여주인 살인사건 용의자의 DNA와 일치한다고 확인했다.
경찰은 중부경찰서 형사팀과 대구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 범죄분석관 등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려 범인 검거에 돌입했고, A씨의 거주지 주변에서 체포했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살인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다 담배꽁초와 DNA분석 결과를 제시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는 A씨는 최근 음주 후 생활고를 비관하다 순간적으로 강도를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피해 여성은 현재 전치 6주의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대구 중부경찰서 김장수 수사과장은 "당시 목격자 및 주변인 진술확보 등 추가 조사를 통해 당시 살인사건에 대한 범행동기와 여죄를 보강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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