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달 15일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 진앙 인근에서 발견된 액상화 추정 현상과 관련해 10곳을 조사해 5곳을 ‘액상화 발생 가능 지반’으로 판명했다. 정부는 이 중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 1곳의 액상화 지수를 ‘높음’으로 판정하면서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정종제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실장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포항 지진 관련액상화 현상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액상화는 지진 등의 영향으로 물과 모래 등 연약 지반이 지표면 밖으로 솟아올라 땅이 액체처럼 물렁해지는 현상으로 이번 지진 이후 포항시에 정식 접수된 액상화 의심 신고는 17건이다. 이 중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등 3건은 단순 침하나 물고임으로 분석됐고 나머지 14건은 지하수나 모래가 솟아오르는 것이 확인돼 액상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행안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기상청은 지난달 19일부터 ▦진앙에서 10㎞ 이내 거리 ▦액상화 신고 지역 ▦액상화 우려 지역 ▦기존 시추조사 자료가 없는 지역 ▦당초 기상청의 연구사업 지역 등의 조건을 적용해 10곳에서 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액상화 가능성 여부를 판단했다.
분석 결과 시추 위치 10곳 중 흥해읍 망천리 2곳, 남구 송도동 2곳, 매산리 1곳 등 모두 5곳이 ‘액상화 발생 가능 지반’으로 판명됐다. 이 중 망천리 논 1곳은 액상화 지수(LPI)가 6.5로 ‘높음’ 수준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4곳은 ‘낮음’으로 판정됐다.
액상화 지수는 ▦0 없음 ▦0~5 낮음 ▦5~15 높음 ▦15초과 매우 높음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액상화 지수 ‘높음’은 구조물 설치 시 액상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며 ‘낮음’은 중요 구조물 설계 시 상세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정부는 그러나 포항 지진으로 인한 액상화 현상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전문가들과 조사 대상지 10곳을 돌아본 결과 구조물 기초까지 피해를 줄 정도로 깊이 있는 액상화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액상화는 점토 지반처럼 움직임이 오래 가는 게 아니라 모래처럼 투수성 큰 지반이기 때문에 급격히 일어나고 안정화도 금세 돼 조사 대상 10곳에 더 이상 진척이 있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대응 방안과 관련해서는 “포항 지역 각종 개발 사업으로부터 입수한 3,000여공의 시추 정보를 활용해 진앙지 주변 액상화 가능성을 보다 폭넓게 분석하고 액상화 추가 신고가 있을 경우 필요 시 시추 조사를 시행하겠다”며 “연내를 목표로 액상화 관련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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