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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에 한일은행 출신 손태승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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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에 한일은행 출신 손태승 내정

입력
2017.11.30 18:1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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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공백 한달여 만에 해소

“2020년 1등 종합금융그룹 도약”

민영화 완성, 지주사 전환 숙제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

행장 대행을 맡고 있는 손태승(58)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이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낙점(본보 27일자 18면)됐다.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이후 6년 만에 한일은행 출신 행장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지난 2일 채용비리 의혹으로 이광구 행장이 사의 표명을 한 지 한달 여 만에 새 수장을 맞게 됐다. 내부(한일-상업) 갈등과 외부 풍파(채용비리 검찰 수사) 속에서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점을 인정받은 셈이지만, 완전 민영화와 지주사 체제 전환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30일 손 부문장과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인 최병길(64) 삼표시멘트 대표이사를 심층 면접한 뒤 손 부문장을 3년 임기의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손 내정자는 이날 “고객이 만족하는 은행, 주주에게 보답하는 은행, 시장에서 신뢰받는 은행, 직원이 자부심을 갖는 은행을 만들어 2020년에는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식 선임은 12월 22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뤄진다.

손 내정자는 광주 출신으로 전주고와 성균관대 법학과 및 서울대 대학원(법학 석사)을 졸업하고 1987년 한일은행에 입행하면서 우리은행과 인연을 맺었다. 내부에서는 특정 계파에 줄서기보다 업무로 승부를 보는 ‘전략통’으로 통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 내정자가 글로벌 부문장을 맡은 2014년 말 이후 글로벌 지점(184→300개) 수가 116개나 늘었고 자산(146억→213억 달러)은 45%, 당기순이익(1억2,000→1억7,000달러)은 35% 증가했다”고 말했다. 보통 해외 전략은 ‘사무소→지점→법인전환’ 식으로 이뤄지는데, 손 내정자는 이런 천편일률적 방식에서 탈피해 아예 현지 저축은행을 인수(필리핀)하는 등의 국가별 차별화 전략을 통해 큰 성과를 거뒀다.

행장 대행을 하는 한 달 여 동안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필기시험 도입과 원스트라이크아웃제(무관용 징계)ㆍ절대평가식 경영평가 도입 등 100대 혁신안을 낸 것도 내부에서 호평을 받았다. 내부 발탁인 덕에 임직원은 물론 노동조합과 갈등이 없었다는 점도 강점이다.

하지만 손 내정자 앞에 놓인 숙제도 만만찮다. 정부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선 빠른 시일 내 18.52%의 정부 지분을 매각해야 하고, 지주사 전환도 서둘러야 한다. 앞으로 임원 인사 때 계파 간 갈등이 없도록 적절한 배분을 하는 것도 손 내정자의 몫이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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