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폭발 가능성이 제기된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서 우리 교민 대피시키기에 나선 정부의 신속한 대처가 누리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외교부는 발리 아궁(Agung)산의 분화로 수라바야 공항에 발목이 묶인 한국 교민 270여 명의 귀국 지원을 위해 30일 오후 전세기 운항에 나섰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분화 소식이 전해진 지 3일 만에 행해진 조치였다. 외교부가 위험 상황에 노출된 재외국민의 이송을 목적으로 전세기를 편성한 건 이번이 6번째다.
외교부는 앞서 아궁산의 분화 활동이 관측된 지 하루 만에 현지 공항에 안내 데스크를 설치하고, 대응 팀을 파견해 현지에 머무는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아울러 버스 15편(총 469명 탑승가능)을 긴급 마련해 아직 위험 지역에 있는 국민들을 수라바야 공항까지 안전하게 이동하도록 했다.
한 네티즌은 정부의 신속한 재난 대처에 대해 “외국 나가서 피해를 본 자국민에게 냉정하기만 했던 정부에서 자부심을 느껴도 되는 나라로 변하고 있는 같아서 너무 좋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발리 현지에서 관광객, 교민이 겪고 있을 불안감 해소를 위한 정부의 신속한 결정, 적극적 대처에 응원을 보낸다”며 “국민을 위한 정부의 역할, 존재를 새삼 느낀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대사관 연락 두절, 전세기 늑장 파견 등으로 현지 피해 교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졌던 2015년 네팔 대지진 때 정부 대처와 이번 대처를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대지진이 일어난 지 6일 만에 전세기를 편성해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 네티즌은 30일 “자국민 보호는 국가의 기본 의무”라며 “네팔 때 정부 대처와는 확실히 다른 것 같아 한층 안심된다”는 댓글을 남겼다.
실제 오상진 전 MBC 아나운서는 지난 3월 한 종합편성채널 예능 프로그램에서 “네팔 대지진 당시 해외 봉사차 네팔에 있었다. 강진을 느낀 뒤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예약하기 위해 외교부, 국토교통부에 연락했더니 (서로 책임을) 돌리더라”라며 “결국 내 힘으로 (중국) 광저우로 가는 비행기 표를 구했다. 나라가 내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 않는다는 기분 때문에 애국심이 많이 흔들렸다”고 당시 정부 대처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전세기는 현지 시각으로 30일 오후 8시 40분 수라바야 공항에 도착한 뒤 교민 273명을 태우고 같은 날 오후 10시 10분 이륙해 우리 시간으로 다음 달 1일 오전 7시 3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