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후보 일부 성명 준비
洪도 페이스북-막말 셀프 자제령
12월 12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듯했던 홍준표 대표의 처신이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 홍 대표의 선거개입이 친박계뿐만 아니라 중립진영의 표심마저 흔들리게 하자 홍 대표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복당파 의원들마저 나서 자제를 요청하는 형국이 됐다.
30일 홍 대표의 페이스북은 이틀째 조용했다. 페북 마니아인 홍 대표로선 이례적인 일이다. 잇단 페북 글로 설화가 일자 자숙하는 모습이다. 홍 대표는 그간 대여 투쟁력을 차기 원내대표의 자질로 꼽으며 복당파 김성태 의원을 우회적으로 지원했다. 또 친박계를 향해선 “소신 없이 바람 앞에 수양버들처럼 흔들리던 사람” 등 연일 쓴소리를 했다.
이에 경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의원들이 일제히 발끈했다. 중립 성향으로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홍 대표의 발언은) 혐오감을 주는 말씀들”이라며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 대표는 중립을 유지하는 게 상식인데 이걸 넘어 의아하다”고 했다.
이날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 친박계 홍문종 의원도 “(대표가) 말씀을 가려 했으면 좋겠다”며 “당이 하나가 되는 데에 그런 발언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보라”고 꼬집었다. 홍 대표가 자신의 개명 과정에 역할을 한 게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관계가 머쓱해진 범친박계 이주영 의원 역시 전날 페북에서 “대표의 가벼운 처신이 당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선 원내대표 후보 일부가 연대해 집단 성명을 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홍 대표의 처신이 친박계를 넘어 중립지대 의원들의 표심까지 흔들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홍 대표가 오히려 계파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홍 대표의 막말 퍼레이드가 역풍을 불러와 계파색이 옅은 3지대 인물들에게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복당파 의원들조차 전날 홍 대표와 3선 의원 간담회에서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홍 대표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페북뿐 아니라 발언 자체를 삼가고 있다. 당직자들에게는 ‘막말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한 측근은 “논란이 많아 당분간 페북도 자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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