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지분율 2.5% 불구
전체 내부지분율은 58% 넘어
49개 기업집단 총수 지분 2.1%
지배구조는 총수 있는 곳 더 복잡
10대 재벌 총수들이 불과 평균 0.9%의 지분율로 그룹 전체 경영권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와 그 일가의 지분율은 미미하지만, 총수가 장악한 계열회사의 지분율이 늘어나며 총수일가의 지배력은 더 공고해졌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의 ‘57개 공시대상 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ㆍ소속회사 1,980개) 주식소유 현황‘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49개 집단(소속회사 1,782개)의 총수 지분율은 평균 2.1%, 총수 친족까지 합친 총수일가 지분율은 4.1%였다. 그러나 총수일가 지분율에 계열회사, 임원, 자사주, 비영리법인 등의 지분을 합친 내부 지분율은 평균 58.0%나 됐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집단은 SK(0.3%) 금호아시아나(0.3%) 현대중공업(0.9%) 하림(0.9%) 삼성(1.0%) 등이었다. 반면 중흥건설(51.4%) 한국타이어(41.2%) KCC(28.3%) 동부(28.0%) 부영(25.1%) 등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편이었다.
특히 총수가 있는 상위 10개 기업집단(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두산)의 총수 평균 지분율은 0.9%에 그쳤다. 이들 10대 재벌의 총수일가 지분율도 2.5%에 불과했다. 특히 10대 재벌의 경우 계열회사 지분율(55.5%)이 높아 전체 내부지분율(58.3%)은 총수 있는 기업집단 평균(57.3%)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10대 재벌의 총수 지분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데, 2005년 1.4%, 2010년 1.0%였고, 2014년 이후 4년째 0.9%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대기업 총수가 자신 및 친족의 지분은 적어도 계열회사 지분 등을 통해 사실상 전체 그룹사를 지배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정위 관계자도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과 총수가 없는 기업집단의 지배구조를 비교하니, 총수 있는 집단의 지배구조가 더 복잡하고 출자 단계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있는 집단(49개)은 수평ㆍ방사형 출자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았고, 평균 출자 단계가 4.2단계, 평균 계열회사 수가 36.4개에 달했다. 반면 총수 없는 집단(8개)은 수직적 출자가 많아 출자구조가 비교적 단순해, 평균 출자단계는 2.6단계, 평균 계열회사 수는 24.8개에 머물렀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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