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선전, 시장 다변화 결과
내년도 성장세… 원화강세 변수”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이 우리나라의 올해 수출 호조와 관련해 “반도체 산업 경쟁력 제고와 다른 품목의 수출 증가세로 인한 결과”라고 29일 말했다. 세계경기 호황 편승과 수출 비중이 큰 반도체의 사상최고치 실적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일각의 비판을 반박한 것이다. 다만 김 회장은 “내년에는 원화강세 기조가 더욱 강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10월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17.3% 증가했는데 반도체를 제외해도 수출액이 11.9% 증가했다”며 “세계경기 호황에 따른 결과라기 보다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수출 증가와 시장 다변화 효과 등 우리나라 수출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수출이 내년에도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내년은 환율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의 변수가 있어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회장은 “원ㆍ달러 환율이 생각보다 빨리 떨어져서 내년에는 더 낮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부가 개입하기에도 한계가 있어 기업들이 환율 변동 보험에 가입하는 등 상황에 적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협 국제무역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2017년 수출입 평가 및 2018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원ㆍ달러 환율이 평균 1,120원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통화 긴축 정책과 보호무역 등이 국내기업의 수출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예상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6,020억 달러, 5,080억 달러로 무역흑자 규모는 940억 달러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수출과 수입을 합한 총 무역액은 올해보다 5.4% 증가한 1조1,100억 달러로 2년 연속 무역액 1조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액이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등 관련 산업 투자 확대로 올해 보다 8.8% 증가하면서 단일 품목 최초로 1,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내년 조선 분야는 수주 잔량 급감으로 수출액이 52.2% 감소하고, 철강도 중국과의 경쟁 심화와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로 9.1% 감소하는 등 4개 주력품목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김 회장은 한중 FTA 서비스ㆍ투자분야 후속 협상과 관련해 “지금 중국과의 관계가 나아지는 단계에 있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12월 방중하면 문제가 풀어지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가 강점이 있는 서비스업이 중국에 진출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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