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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영국에선 처방전 없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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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영국에선 처방전 없이 산다

입력
2017.11.29 15:5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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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영국에서 이르면 내년 봄부터 남성용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의사 처방전 없이 살 수 있게 된다.

영국 보건부 산하 영국의약품안전청(MHRA)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18세 이상 남성이 ‘비아그라 커넥트’를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영국은 비아그라를 처방전 없이 합법 구매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

MHRA가 이런 결정을 내린 주원인은 성분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는 발기부전 치료제가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비아그라 처방이 2006년 104만2,431건에서 2016년 295만8,199건까지 늘어날 정도로 발기부전 환자가 늘고 있다. 그러나 암시장 규모도 여전히 거대해 지난해만 1,700만 파운드어치에 달하는 가짜 미등록 비아그라가 압수됐다.

믹 포이 MHRA 의약품안전관리팀장은 “발기부전에 시달리는 남성들이 성분도 알 수 없고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약품을 온라인에서 구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합법적 치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아그라 제조사인 화이자 영국법인도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비아그라 커넥트 4정과 8정이 들어 있는 상품을 내년 봄부터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비아그라 커넥트의 판매를 결정할 권한은 약사에게 있다. 환자가 심혈관질환이나 간기능장애 등을 앓고 있을 경우는 구매가 제한된다. 또 화이자는 환자들이 비아그라의 최초 사용 후 6개월 뒤 지역 보건의에게 연락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비아그라는 1998년 상품화된 이래 발기부전 치료약으로 널리 쓰였으며, 단순한 약을 넘어서 발기부전 논의를 양지로 이끌어 낸 문화현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성생활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약이라는 특성상 오남용 우려도 많고 가짜 복제약도 자주 적발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화이자가 보유한 특허권은 2013년 만료됐지만 여전히 이 기업이 비아그라로 벌어들이는 돈만 연간 10억파운드(약 1조4,000억원)가 넘는다”고 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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