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병원 책임 비율 60%”
유족에 2억2000만원 지급 명령
대학병원에서 링거용 정맥주사를 맞은 직후 숨진 생후 34일 여자아이의 부모가 병원 측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일부 승소해 2억원대 배상을 받게 됐다.
인천지법 민사16부(부장 홍기찬)는 숨진 A(1)양의 부모가 인하대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A양의 부모에게 2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학교법인 측에 명령했다.
A양은 지난해 6월 23일 온몸에 미열이 있는 감기증세로 인하대병원에 입원했다. 나흘 뒤인 같은 달 27일 오후 2시 38분쯤 간호사에게 링거용 정맥주사를 맞은 A양은 곧 얼굴색이 새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을 보였다. 의료진이 응급 조치를 하는 도중 A양은 다량의 우유를 토해냈고 심폐소생술 시도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날 오후 4시 11분쯤 심정지로 숨졌다. A양은 링거를 맞기 1시간 전에 분유를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병원 의료진은 피해자에게 정맥주사 처치를 하면서 분유가 역류해 기도가 폐쇄되는 것을 방지해야 하고 섭취한 분유량과 충분한 시간이 지났는지 미리 확인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다만 의료진이 응급상황에서 기도 확보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춰 피고의 책임비율을 60%로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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