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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ㆍ소득세 인상 부수법안 지정… 야당 “꼼수” 반발

입력
2017.11.28 17:0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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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기업ㆍ고소득자 ‘핀셋’ 증세 등

정세균 국회의장 25개 법안 통보

심의 못해도 내달 1일 본의회 부의

한국당 “변칙 접근… 청개구리 정권”

국민의당 “법인세 인상 기조 공감”

與, 법인ㆍ소득세 분리 대응할 듯

내년도 예산안의 처리 시한을 1주일 앞두고 26일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실에서 예결위 여야 간사가 발언 순서를 서로 권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간사 김도읍 의원, 더불어민주당 간사 윤후덕 의원, 백재현 예결위원장, 국민의당 간사 황주홍 의원,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오대근기자
내년도 예산안의 처리 시한을 1주일 앞두고 26일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실에서 예결위 여야 간사가 발언 순서를 서로 권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간사 김도읍 의원, 더불어민주당 간사 윤후덕 의원, 백재현 예결위원장, 국민의당 간사 황주홍 의원,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오대근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28일 법인세 및 소득세 인상 법안을 세입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하며 내년도 예산안 협상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부자 증세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변칙적 정치 꼼수를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는 데다 국민의당도 “포퓰리즘 예산안부터 수정하라”며 연계 전략을 펴고 있어 법안 통과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세균 의장실은 이날 정부가 내놓은 초대기업 법인세 및 초고소득자 소득세 인상 개정안 등 25건의 법률안을 ‘2018년도 세입 예산 부수 법안’으로 지정해 해당 상임위원회에 통보했다. 국회법상 예산 부수 법안으로 지정되면 해당 상임위는 관련 법안을 30일까지 반드시 처리해야 하며, 이때까지 심사를 끝내지 못하면 다음 달 1일 예산안과 함께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정 의장은 여야를 압박해 예산안의 늑장 처리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 예산부수법안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다음달 2일)에 맞추려면 세수 확보를 위한 세입 예산부터 먼저 완성해야 세출 예산안에 대한 협상 마무리를 독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의장은 이날 한국당이 정부여당의 부자증세에 맞불작전으로 내놓은 중소중견기업 법인세 인하 법안도 부수법안으로 동시에 지정하며 여야가 절충할 협상의 여지도 남겼다. 의장실 관계자는 “1일 본회의에서 자동부의 되더라도 일단 법안 자체가 올라가면 수정안을 낼 수 있다”며 “끝까지 여야가 협의를 해오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제출한 법인세 인상안은 과세표준 2,000억 원을 초과하는 초대기업의 법인 세율을 기존(22%)보다 3%포인트 높은 25%로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소득세 인상안은 소득세 최고세율을 과표구간 3억∼5억 원은 40%로, 5억 원 초과는 42%로 각각 2%포인트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제출한 초대기업 법인세 및 초고소득자 소득세 인상에 대해서 애초부터 한국당이 원천 불가를 외치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세계적 청개구리 정권”이라고 비판하며 법인세 인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당은 소득세 인상 법안도 “징벌적 부자과세”라며 반대했다.

이런 사정으로 여야의 주고 받기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여야 3당의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로 구성된 ‘2+2+2 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등 6대 예산과 법인세 소득세 인상안을 집중 논의키로 의제를 좁힌 바 있다. 그러나 김광림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예산안과 세법을 (딜 하는) 협상은 쉽지 않다”며 “민주당도 우리당도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했다.

여당은 그러나 국민의당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민의당은 앞서 정부안보다 더 강화된 법인세 인상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김수민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고소득자 세부담 강화에는 큰 이견이 없다”고 했고, 법인세 인상안에 대해선 “과표 구간 신설 없이 22~24% 수준으로 올리자는 것으로 원내 의견이 정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의원은 “국민의당이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면 과반이 넘는데, 한국당이 (법안 통과를) 막아낼 재간이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는 “일괄 타결까지는 어렵더라도 한국당은 그나마 소득세 그리고 국민의당은 법인세 인상을 두고 조율에 나설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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