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공격, 신체폭력, 경제압박, 성적 강요 순
일본 여성 3명 중 1명꼴로, 남성은 4명 중 1명이 배우자로부터 물리ㆍ심리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폭력으로 몸살을 앓는 일본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낸 통계이다.
28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노조총연합회(렌고ㆍ連合)가 18세~69세의 일하는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결혼 경험자 589명(사실혼 포함) 중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2%에 달했다. 폭력 내용을 보면 언어 폭력 등 이른바 ‘심리적 공격’이 24%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폭력(15%), 경제적 압박(14%), 성적인 강요(10%) 등의 순이었다.
배우자나 교제 상대의 폭력으로 63%가 직장 등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일에 대한 의욕이 사라지거나, 실수와 트러블이 많아졌다” “심신 상태가 나빠지고 불면증이 심해졌다” “스스로 무가치한 존재라고 느껴졌다” 등의 설명이 다수를 차지했다. 폭력 피해가 계기가 돼 직장을 그만둔 적이 있다고 답한 경우도 9%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력으로 인한 고민을 주변 어디에도 털어놓거나 상담하지 못했다고 한 응답자는 절반이 넘는 65%나 됐다. “상담을 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했다” “어디에서 누구와 상담하면 좋은지 알지 못한다” 등이 이유였다.
DV(domestic violenceㆍ연인이나 가족 사이의 폭력) 전문가인 무사시노대학(武蔵野大學) 고니시 타카고(小西聖子) 교수는 “DV에 대해서는 알지만 자신의 상황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믿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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