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이 공산품처럼 규격화된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농산물 공동브랜드를 개발, 상표출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8일 특허청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각 지방자치단체의 농산물 관련 상표출원은 4,340건에 달한다. 이는 지자체 전체 상표출원건수 1만5,688건의 27.6%에 해당하는 것으로 연평균 400건에 이르는 셈이다.
광역자치단체로는 전남이 857건으로 가장 많고 경북 848건, 강원 500건, 충남 420건, 경기 407건 순이다.
기초자치단체 중에는 경북 안동시가 170건으로 가장 많고 울진군 112건, 전남 담양군 104건, 순천시 85건 등이다.
이들 상표는 자치단체가 큰 비용과 노력을 들여 직접 상표를 개발, 출원하고 육성해 지역 농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공동브랜드가 대부분이다.
경북도의 통합 과수브랜드 ‘데일리(daily)’의 경우 전국 점유율이 높은 자두, 복숭아, 포도, 사과 4개 품목 중 품질이 우수한 상위 50%에만 사용할 수 있게 허가하여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농협중앙회 멜론 브랜드인 ‘케이멜론(K-melon)’은 전국 연합브랜드로 국내 유통시장 점유율 1위는 물론 해외시장 개척에도 힘써 연 100만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김제 ‘지평선’은 처음에는 쌀 브랜드로 상표등록한 후 점차 다른 농산물에도 확대 사용되고, 지금은 지역축제 행사 브랜드로도 발전하여 김제시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농산물 공동브랜드를 상표출원하는 것은 전문성이 부족한 농민들이 개별적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서 성공시키기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와 함께 브랜드의 인지도 제고와 판로확대, 마케팅에 공동브랜드가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최규완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이제는 브랜드화한 농산물이 소비자들의 의식속에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며 “고품질 농산물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와 트렌드 변화속에서 지자체가 주도하는 농산물 관련 공동브랜드 상표출원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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