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회와 격리 필요"…살해범 "죄송하다"
검찰이 아파트 외벽 작업자의 밧줄을 끊어 작업자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서모(41)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울산지법 형사12부 이동식 부장판사 심리로 2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등의 혐의를 받는 서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날 서씨를 상대로 실시한 정신감정 결과를 증거로 제출했다.
울산지검에 따르면 이 결과에는 '정신의학적으로 정상'이라는 결론이 담겼다.
검찰은 "숨진 작업자의 가족들은 무기력감과 분노감에 시달리는 데다 가장을 잃어 생계유지에도 어려움을 겪는 등 철저히 망가진 상태다"면서 "피고인이 밧줄을 절반쯤 잘라 가까스로 살아남은 작업자도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처벌을 줄이고자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진심으로 반성하거나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의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면서 "실형 2회를 포함한 다수의 폭력 전과가 있고, 특히 보복범죄 전력도 있어 피고인을 사회와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서씨의 변호인은 "서씨는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질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사건 당시 불면증에 시달리던 중 술을 마셔 만취 상태였고, (검찰이 실시한 것 외에)다른 정신감정에서는 알코올 사용 장애와 반사회적 인격장애 등의 진단을 받아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음을 고려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라는 판사의 요구에 서씨는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서씨는 지난 6월 8일 오전 8시 13분께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 옥상 근처 외벽에서 밧줄에 의지한 채 작업을 하던 김모(46)씨가 켜놓은 휴대전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옥상으로 올라가 커터칼로 밧줄을 끊어 김씨가 13층 높이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씨는 또 함께 작업하던 황모(36)씨 밧줄도 잘랐지만,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덕분에 황씨는 목숨을 건졌다.
숨진 김씨는 아내와 고교 2학년생부터 생후 27개월까지 5남매, 칠순 노모까지 모두 일곱 식구의 가장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안타까움을 샀다.
선고공판은 12월 1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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