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본인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히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는 28일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분명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허리와 무릎 통증이 있어 하루 30분 걷기 운동을 하고 있고, 전직 대통령인 탓에 강제 구인해 재판에 출석하게 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구치소의 보고서를 확인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은 이날 피고인이 없는 상태로 ‘궐석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박근혜 피고인이 계속 출석하지 않으면 그대로 공판을 진행할 수 있고, 그 경우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니 심사숙고 할 기회를 줬는데도 오늘 나오지 않았다”며 “증인신문 등 심리할 게 많고, 제한된 구속기간 등을 고려하면 더 이상 공판기일을 늦출 수 없다”고 이같이 밝혔다.
형사소송법 277조 2항에 따르면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피고인 출석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재판부의 궐석 재판 결정에 대해 검찰과 새로 선정된 국선변호인단은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변호인은 “저희는 변론 준비를 다해왔기 때문에 별다른 의견이 없다”며 박 전 대통령 없이 변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나가지 않겠다는 의사가 분명하게 드러난 만큼 이번 재판은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채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국선변호인들의 접견도 거부하며 사실상 재판 관련 모든 진행 상황을 '보이콧'하고 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