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무려 7개의 상을 독식한 이정은6/사진=임민환 기자
1년 전 같은 무대에 선 박성현(24ㆍKEB하나은행)이 떠올랐다. 순백의 하얀 드레스를 곱게 차려 입은 이정은6(21ㆍ토니모리)은 부지런히 무대를 오르내리며 처음과 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경쟁을 통해 따낸 공식상은 물론 투표로 주어지는 각종 상까지 홀로 독식했다.
이정은은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별들의 축제 ‘2017 KLPGA 투어 대상 시상식’에서 이미 확정된 최저 타수상ㆍ다승왕ㆍ상금왕ㆍ대상은 물론 기자단과 온라인 투표로 뽑은 베스트 플레이어상-인기상 등 공식 6관왕에다 10명이 받은 위너스 클럽까지 무려 7번이나 상을 받기 위해 무대를 올랐다.
KLPGA 투어에서 한 해에 6개 부문 상을 휩쓴 것은 이정은이 처음이다. 지난해 다승ㆍ상금왕ㆍ최저 타수상 등 3관왕과 베스트 플레이어상ㆍ인기상을 탄 박성현과 닮은꼴 행보다.
이정은은 “올 한 해 너무 많은 기사와 좋은 사진을 올려줘서 팬들 분께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투어를 뛰었다”며 “이렇게 상까지 줘서 더욱 영광이다. 내년에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 한 해를 마무리를 하면서 너무나 많은 상을 받는 것 같은데 인기상까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몇 년 전까지 상상도 못했던 자리다. 앞으로 이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베스트 플레이어상은 골프 기자단 24개사가 뽑은 상으로 이정은은 1순위 투표 24표를 모두 얻는 만장일치의 영예를 안았다. 인기상에서는 1차 기자 투표 390포인트와 2차 온라인 1,104포인트를 얻어 1위에 올랐다.
그 중 본인에게 가장 값진 것은 최저 타수상이었다. 이정은은 “너무나 많은 상들 중에 가장 어려울 거라 생각했던 상”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마지막까지 최대한 집중했던 게 최저 타수상을 받은 것 같다. 나 자신에게도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상”이라고 덧붙였다.
대물 박성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떠나면서 상종가를 치던 KLPGA가 주춤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잠시 이정은 등의 매서운 신예들이 대거 등장해 올해도 투어는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첫 우승자만 10명이 배출됐고 오랜 준우승 징크스에 울던 김지현(26ㆍ한화)은 생애 첫 우승과 메이저 퀸에 오르며 상반기 흥행 가도의 주역이 됐다. 중후반부터는 프로 잡는 아마추어 최혜진(18ㆍ롯데)이 등장해 18년 만에 아마추어 시즌 2승으로 밝은 미래를 약속했다. 역대 4번째 54홀 ‘보기 프리’로 첫 우승을 달성하며 시즌 마침표를 찍은 지한솔(21ㆍ호반건설)까지 숱한 화젯거리를 낳았다.
1999년부터 공식 개최돼 올해로 19회를 맞이한 대상 시상식은 선수와 관계자들이 함께 하는 KLPGA의 피날레로 모든 골프인의 즐거운 축제이자 최고의 복합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에는 여기에 더욱 뜻 깊은 두 가지가 더해졌다.
이날 한국 여자 골프의 별 박인비(29ㆍKB금융그룹)는 2004년 창설 이래 역대 4번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광을 누렸다. 2017시즌까지 활동한 선수 중에서 김보경(31ㆍ요진건설), 김혜윤(28ㆍBC카드), 윤슬아(31ㆍ파인테크닉스), 홍란(31ㆍ삼천리) 등 4명에게는 올해 신설된 K-10 클럽(현재 KLPGA 정규 투어에서 10년 이상 연속으로 활동하는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 수여됐다.
LPGA에 이어 KLPGA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박인비는 일정 관계로 현장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다. 그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개인적으로 영광스럽다”면서 “해외에서 뛴 선수로는 박세리(40) 선배에 이어 두 번째라고 들었는데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도 KLPGA 투어에서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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