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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비호감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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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비호감 싸움’

입력
2017.11.27 16: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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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대표, 홍문종 등 친박 불가론

복당파 김성태 노골적 지원하자

초재선, 복당파 자숙론 강력 제기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오른쪽)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나란히 앉아있다. 배우한 기자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오른쪽)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나란히 앉아있다. 배우한 기자

자유한국당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누가 덜 비호감이냐’의 싸움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이번 경선은 강성 친박 홍문종 의원과 복당파인 김성태 의원의 양강구도가 예상되나, ‘친박 원내대표 불가론’과 ‘복당파 자숙론’이 의원들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친박 원내대표 불가론은 홍준표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홍 대표는 27일 당 홍보위원장 임명식에서 “구체제의 잘못을 안고 가는 건 통합도, 화합도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 핵심을 겨냥해 “암 덩어리도 안고 가자는 건 그냥 죽자는 소리”라고도 했다. 앞서 25, 26일 페이스북에선 “박근혜 사당(私黨) 밑에서 고위 공직과 당 요직을 다 차지하면서 전횡하던 사람들”, “소신 없이 바람 앞에 수양버들처럼 흔들리던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친박과 중도파 모두를 염두에 둔 말이었다. 범친박 혹은 중도 지대에선 이주영ㆍ한선교ㆍ나경원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홍 대표가 이처럼 노골적으로 김성태 의원을 지원하는 건 당내 기류가 심상치 않아서다. 애초 복당파를 주축으로 한 옛 비박계는 ‘이 시국에 친박 원내대표가 웬 말이냐’는 프레임으로 판세를 낙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으로 보수당이 궤멸 위기인데, 1년도 안 돼 친박계가 다시 전면에 나서는 건 염치 없는 일”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76명으로 당내 과반인 초ㆍ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복당파에 대한 반감이 만만치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한 초선 의원은 “당을 나갔다 들어왔다 한 사람이 원내대표를 하는 게 과연 맞느냐 하는 여론이 있다”며 “게다가 대표의 지원을 받고 원내대표가 되면 견제는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친박계 저변에는 복당파가 원내사령탑이 되면 서청원ㆍ최경환 의원의 제명 의결을 밀어붙이리란 위기감도 깔려있다. 결국 어느 후보가 비호감이 적으냐의 싸움이 된 모양새다.

이 와중에 홍 대표와 범친박인 정우택 원내대표는 경선일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앞서 24일 의원총회를 마치면서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다음달 15일에 치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홍 대표 측은 “당규 상 경선일 공고 권한이 있는 대표와 상의가 없었다”며 다음달 7일을 주장한다. 한 당직자는 “친박계가 당내 반감이 큰 홍문종 의원 대신 온건 성향의 후보로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며 “친박계는 시간 벌기를, 홍 대표는 속도전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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