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KBO) 홈런왕 출신 박병호(31)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도전을 멈추고 친정 넥센으로 돌아왔다.
넥센은 27일 “미네소타와 박병호의 잔여 계약 해지가 최종 합의됐다”며 “이에 따라 KBO리그로 복귀하게 된 박병호와 연봉 15억원에 2018시즌 선수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2015시즌 종료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박병호는 2016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2시즌 동안 미네소타 소속으로 뛰었다. 올 시즌에는 빅리그 무대를 단 한차례도 밟지 못한 채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 A팀인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활약했다.
박병호는 이번 시즌 종료 후 미국에 남아 훈련을 하며 메이저리그 재입성을 위한 의지를 보였지만 내년에도 미네소타의 전력 구상에 포함되지 못한 것을 알고 고심 끝에 KBO리그 복귀를 결정했다. 미네소타 측에 2019년까지 보장된 잔여 연봉 650만달러(약 70억원)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미네소타가 이를 받아들였다. 박병호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던 넥센은 이달 초부터 박병호의 복귀 작업에 속도를 냈고, 27일 합의했다.
일각에서는 박병호가 극비 귀국 후 넥센과 협상을 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넥센 구단 관계자는 “9월말 집안 일로 잠시 1주일 동안 귀국했을 뿐 우리와 만난 적은 없다”며 “잠깐 다녀간 뒤 현재까지도 미국에서 가족과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통산 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1(215타수 41안타) 12홈런 28득점 24타점을 기록했고,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42경기에 나가 타율 0.247(535타수 132안타) 24홈런 66득점 79타점을 올렸다. KBO리그에서는 9시즌 868경기에서 타율 0.281(2,748타수 773안타) 210홈런 535득점 604타점을 생산했다. 특히 2012~15시즌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2014시즌과 2015시즌에는 두 시즌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KBO리그 최고 홈런 타자로 활약했다. KBO리그에서 뛰는 동안 개인 통산 MVP 2회, 골든글러브 3회를 수상하기도 했다.
박병호는 비록 2년간 보장된 연봉 70억원을 포기하고 돌아왔지만 국내 유턴은 선수 본인에게 더 득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해외에 진출했다가 복귀한 사례로 네 시즌을 온전히 뛰고 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그 때 나이는 만 35세지만 30대 중반에도 기량을 유지해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도 많다. KIA 최형우는 지난해 33세 때 첫 FA 자격을 취득해 4년 10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롯데 이대호도 35세의 나이로 4년 150억원의 역대 FA 최고액을 찍었다. 입지가 불안했던 미국과 달리 출전이 보장된 팀 환경도 박병호에게 안정감을 심어줄 수 있다.
박병호는 “2년 전 메이저리그 진출에서부터 지금 KBO리그로 복귀하기까지 구단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메이저리그에서의 지난 2년은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는 없다. 좋은 경험을 했고, 개인적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고향 팀으로 돌아온 만큼 팬 여러분께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면서 “또한 내년 시즌 팀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넥센 구단은 박병호의 귀국을 포함한 향후 일정은 추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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