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가족과 여성 관련 잡지 등을 출판해온 미디어업체인 메레디스(Meredith) 코퍼레이션이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타임(TIME)’을 28억 달러(약 3조 43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이 거래에는 공화당의 막강한 후원자인 석유재벌 코크 형제가 거액을 투자해 타임의 편집 방향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은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메레디스는 이날 타임의 모든 지분을 주당 18.50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총 인수가는 부채를 포함해 28억 달러에 달한다. 메레디스는 인수 절차가 내년 1분기 중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오와주 디모인에 본사를 둔 메레디스는 '패밀리 서클' '베터 홈스 앤드 가든' ‘올 레스피’ 등의 잡지 출판 및 지역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는 미디어 업체로서 타임 인수를 통해 전국적인 미디어 그룹으로 올라서게 됐다.
특히 메레디스의 타임 인수에는 미국 10대 부호로 꼽히는 찰스 코크와 데이비드 코크 형제가 '코크 에쿼티 디벨럽먼트'를 통해 6억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최근 포브스의 미국 400대 부호 리스트에 따르면 코크 형제의 재산은 각 485억 달러(약 53조 원)로 공동 6위를 기록했다. 형제는 경제계를 넘어 공화당 정치인과 티파티 운동, 보수 성향 싱크탱크 등을 후원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메레디스 측은 코크 에쿼티 디벨럽먼트가 메레디스 이사회에 참여하거나 편집, 경영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코크 형제의 적극적 정치 참여를 감안하면 이들이 보수주의 이념을 전파하는 데 미디어를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23년 창간된 타임은 미국의 시사 잡지를 대표해온 매체로써 1990년 워너브러더스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타임워너의 한 축을 담당하다가 2014년 분사됐으나 미디어 환경 변화로 경영난을 겪어왔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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