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멀린 전 미국 합참의장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핵 능력을 갖출 경우, 단순 보유를 넘어 사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인물”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멀린 전 미 합참의장은 26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 프로그램인 ‘디스 위크’에 출연해 북한이 향후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과 관련해 “예전보다는 개연성이 더 커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무서워서 죽을 지경”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7년 10월 합참의장에 오른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 때인 2011년 11월 퇴임했다.
멀린 전 의장은 핵 무기에 대해 “지구에서 가장 위험한 무기”라면서 “만약 치명적인 유산이 있고, 매우 예측불가능하며, 미래를 확고히 할 수단으로 그 유산을 바라보는 사람이 북한에 있다면, 그는 그것을 보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수사(rhetoricㆍ말) 때문에 불확실성이 더 커져 버렸다”며 “한반도 상황은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현재의 한반도 긴장 국면은 북한과 미국 간 주고받은 ‘말 폭탄’ 탓에 한층 고조됐다는 이러한 언급은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옵션과 관련해 멀린 전 의장은 “나는 트럼프 정부가 초기부터 이(북핵) 문제에 집중했고, 신중히 옵션을 개발해 (현재는)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답했다. 북한에 대해선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곳”이라며 “김정은은 핵 능력을 갖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며, 어떤 형태로든 억지(deterrence)가 가해지지 않는다면 그는 결국 거기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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