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이명세의 열정에 다른 감독들이 눈물을 쏟았다. 그가 보여준 투혼은 영화 그 자체였다.
지난 26일 방송된 JTBC '전체관람가'에서는 40여년 만에 단편영화 제작에 나선 이명세 감독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명세 감독은 "10년 만에 영화를 찍는다"고 밝히며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데이트 폭력을 주제로 김설진, 유인영을 캐스팅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꾸려나갔다.
이명세 감독의 열정은 젊은 감독 못지 않았다. 그는 현장에서 우렁찬 소리로 "액션"과 "컷"을 외쳤고, 촬영감독은 "요즘 감독들은 보통 컷 정도만 외친다"며 대선배인 이명세 감독의 열정적인 모습에 감탄했다.
이후에도 그는 자신만의 미장센을 꾸려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스태프들과 영화를 완성해나갔다.
이러한 이명세 감독의 모습을 지켜보는 다른 감독들은 결국 눈물을 쏟았다. 이경미 감독은 "영화를 만들며 나도 모르게 패배주의에 젖을 때가 많았다. 언제까지 영화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명세 감독님을 보며 그런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며 눈물을 흘린 이유를 말하기도 했다.
'전체관람가'는 초반 열정페이 등으로 우려를 사기도 했다. 적은 돈으로 단편 영화를 만드는 상황에서 생기는 잡음이 영화계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전체관람가'는 10년 만에 이명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고, 이명세 감독은 단편영화라는 도전을 할 수 있는 무대를 가질 수 있었다. '전체관람가'였기에 또한 이를 지켜보는 감독들의 뜨거운 눈물을 볼 수 있었다.
명희숙 기자 aud6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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