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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 인기는 이통3사 잔치” 알뜰폰 업체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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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 인기는 이통3사 잔치” 알뜰폰 업체들 한숨

입력
2017.11.27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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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이틀 동안 10만대 개통

애플, 알뜰폰 업체엔 공급 안 해

가입자 이탈 확대될 전망

이통3사와 요금격차 줄어들고

망 사용료 인하도 기대 이하

“경영난 악화로 줄폐업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4일 국내 출시된 애플 아이폰 10주년 기념 제품 ‘아이폰X(텐)’이 첫 이틀 동안 10만대 가량 개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출시된 아이폰8ㆍ8플러스가 이틀 간 세운 기록 약 14만대보다는 적지만, 136만700원(64GBㆍ이동통신사 출고가)부터 시작하는 비싼 몸값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란 평가다. 아이폰X 수요가 몰리면서 24일 이통 3사 번호이동은 3만1,978건, 25일에는 2만7,284건을 기록했다. 평상시 하루 평균(약 1만5,000건)보다 2배 안팎 증가한 것으로, 그만큼 이통 시장이 달아올랐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같은 아이폰X 잔치에서 철저히 소외된 이들이 있다. 40곳에 이르는 알뜰폰(MVNO) 업체들이다. 전 세계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아이폰X은 우리나라에 1차로 15만대 정도만 공급됐는데, 알뜰폰 업체들은 그마저도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제도가 도입(2011년 7월)된 이래 아이폰 신제품이 알뜰폰 업체를 통해 출시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애플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약 90%를 차지하는 이통 3사와만 공급 협상을 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달 이통 3사에만 출시된 아이폰8 시리즈와 아이폰X의 영향으로 알뜰폰 가입자 이탈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겨가는 가입자의 수는 올해 6월까지만 해도 줄곧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갈아타는 가입자 수를 웃돌았지만, 올해 7월 처음으로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후 8월에 반짝 회복세를 보였으나, 지난 9월 ‘25% 요금할인’(휴대폰 구입 때 보조금을 받지 않는 대신 매달 요금을 25% 할인받는 제도) 도입으로 이통 3사와 알뜰폰 간 요금 격차가 줄어들면서 다시 두 달 연속 가입자를 이통 3사에 빼앗겼다.

지난 3월 가입자 700명을 넘어서며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던 알뜰폰 업계는 그 이후 좀처럼 웃을 일이 생기지 않고 있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가입자는 꾸준히 늘어왔지만 업체 간 경쟁이 심해 수년 째 적자에 허덕이는 실정”이라며 “여기에 정부의 통신비 인하 후폭풍까지 덮치면서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KT와 LG유플러스 망을 빌려 알뜰폰 서비스를 해왔던 홈플러스는 이달 말로 사업을 접을 계획이고, 이지모바일 등도 폐업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알뜰폰 업체들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됐던 도매대가 인하 폭마저 예상을 밑돌자 업계의 위기감은 더 고조됐다. 도매대가는 알뜰폰이 이통사의 망을 빌려쓰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일 LTE 데이터 요금제의 도매대가 비율을 전년 대비 평균 7.2%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애초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목표로 내놨던 평균 10%포인트보다 낮을 뿐 아니라, LTE 고가 요금제의 경우 인하 폭이 1~3%포인트에 불과해 수익 개선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LTE 가입자 비중이 50%가 넘는 CJ헬로는 이번 인하 안이 정해지는 과정에서 한국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가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데 반발하며 지난 17일 협회에 탈퇴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정부가 통신 요금 인하 경쟁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에서 알뜰폰 제도를 인위적으로 도입한 만큼, 이통 3사와 제대로 경쟁할 만한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태라면 내년에 월 2만원대 보편요금제가 이통 3사에 도입될 경우 대기업 계열이나 이통 3사 자회사가 아닌 알뜰폰 업체들은 전부 고사할 것”이라며 “알뜰폰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LTE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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