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왼쪽), 김현수(오른쪽)/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외야수로는 파격적이다.”
이순철(56)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26일 손아섭(29)의 계약을 한 마디로 정의했다. 롯데는 26일 외야수 손아섭을 4년간 총 98억 원에 붙잡는 데 성공했다. 외야수로는 지난해 KIA와 4년간 총 100억원 계약을 한 최형우(3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다만 총액 100억원을 넘지는 않았다. 올 겨울 FA 대어들의 몸값은 모두 두 자릿 수에 머물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경험하고 돌아온 황재균(30)은 kt와 4년 총 88억원 계약서에 사인했다. 강민호(32) 역시 지난 21일 삼성과 총 80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올해 FA 시장에서 유일한 포수이자 국가대표 안방마님으로 활약한 강민호다. 11년간 ‘부산의 아들’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그를 삼성이 데려오면서 계약서에 적은 금액은 세 자릿 수를 넘기지 않았다.
FA 대어들의 ‘세 자릿 수’ 몸값이 기대된 건 앞선 최형우(34ㆍKIA)와 이대호(35ㆍ롯데)의 계약 때문이다. 지난 해 말 최형우는 베테랑 4번 타자로 100억원을 최초 돌파해 ‘순수 국내파’의 시장가를 형성했다. 2002년 2차 6라운드 48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는 11년간 삼성맨으로 뛰었다. 2008년부터는 주전 외야수로 활약하며 5시즌 동안 3할 타율을 쳤고 4차례 30홈런 이상을 쳐낸 거포로 자라났다.
올해 초 이대호(35)는 일본과 미국에서 뛰다 친정팀 롯데로 돌아오며 해외 유턴파의 가치를 한껏 높였다. 롯데 구단은 2001년 2차 1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11년간 ‘부산 사나이’로 사랑 받은 이대호를 4년간 총 150억 원에 잡았다.
올 겨울에도 FA들의 몸값 고공 행진은 이어지고 있으나, 100억원이 일종의 심리적인 ‘마지노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우선, 구단이 지갑을 여는 데도 부담이 있다. 롯데는 올 겨울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5명이 FA 시장에 나왔다. 앞서 내야수 문규현(34)을 2+1년 10억원에 잡았고, 앞으로도 거포 내야수 최준석(34)과 외야수 이우민(35)을 남겨뒀다.
이순철 위원은 “강민호와 손아섭은 투 트랙으로 접근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포수가 팀 전력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니 구단에서는 먼저 강민호를 잡으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손아섭이 남아 있어 크게 베팅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다 강민호를 놓치고 팬들의 원성도 높아지자, 구단이 원래 잡으려고 했던 손아섭도 혜택을 본 셈”이라고 짚었다.
손아섭에 버금 가는 FA 선수로는 이제 민병헌(30ㆍ전 두산)과 MLB에서 유턴을 선언한 김현수(29ㆍ전 두산-필라델피아)가 남았다. 이들의 총액이 과연 100억원을 넘길지에 대해 이 위원은 “원 소속 구단인 두산에서 욕심을 내줘야 타 팀에서도 주가가 올라가는데 두산이 느긋하게 관망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현수는 MLB를 경험했지만 올 시즌 대부분을 마이너리그에서 고전한 점을 들어 구단들이 크게 지갑을 열지는 않을 것으로 점쳤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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