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제트기 온라인 경매
화물 수송기 3대 중 2대 팔려
네티즌 80만명 경매 과정 참관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淘寶)에서 초대형 항공기 판매까지 이뤄졌다. 주유소와 섬 등을 팔아 화제가 됐던 타오바오에서 항공기가 판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상거래에선 “못 파는 게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이번에 타오바오에서 판매된 항공기는 보잉 747 화물 수송기로 지난 21일 광둥성 선전시 중급인민법원의 경매를 통해서 이뤄졌다. 이 화물 수송기는 원래 제이드카고 인터내셔널이란 회사의 소유였는데, 2013년 9월 파산을 신청하면서 선전법원이 이를 압류했다. 법원은 2015년 10월부터 6회에 걸쳐 오프라인 경매를 진행했지만 새 주인을 찾는 데 번번이 실패하자 지난 9월 당초 예정가보다 70% 낮은 가격에 화물기 세 대를 인터넷 경매시장에 내놓았고, 중국 최대 민영 택배회사인 순펑(順豊)의 자회사 순펑항공이 이 가운데 두 대를 총 3억2,200만위안(약 530억원)에 낙찰받았다. 제트기에 대한 온라인 경매는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처음이었고, 경매 과정을 참관한 네티즌이 8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열기도 뜨거웠다.
타오바오에서 팔린 물건이 화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4월엔 허난성 하급법원이 한 주유소를 경매사이트에 올렸고, 280번의 가격 입찰과 33번의 지연을 거쳐 최종적으로 689만위안(약 11억3,000만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 또 이듬해 3월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피지, 캐나다, 그리스에 소재한 섬 4곳에 대한 경매를 실시한 적도 있다. 당시 그리스의 작은 섬 리틀 레스보스는 620만위안(약 10억원)에 팔렸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부실자산이 거래되는 일도 잦다. 타오바오는 2015년 5월 중국의 4대 배드뱅크 중 하나인 신다(新達)자산관리공사와 업무제휴를 맺고 지금까지 160억위안(약 2조6,4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등을 경매에 부쳐 40%가량이 낙찰됐다.
타오바오에서 이처럼 기상천외한 물품들의 판매가 가능한 건 온라인쇼핑몰의 인프라가 탄탄하고 온라인 법원경매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사법부는 경매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2012년부터 타오바오를 비롯한 대형 온라인쇼핑몰들을 활용하고 있으며, 현재는 약 1,000여곳의 지방법원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타오바오 관계자는 신경보와의 인터뷰에서 “항공기를 비롯해 과거에는 생각지 못한 물품들이 온라인에서 판매될 수 있는 건 거래의 투명성과 제품의 품질에 대한 확신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이번 거래를 통해 중국 온라인쇼핑업계의 인프라와 신뢰도가 검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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