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습관 프로그램ㆍ트레킹 코스
민영시설 첫 ‘치유의 숲’ 선정
스마트폰ㆍTV 없어 디지털 디톡스
개장 후 10년간 14만명 다녀가
강원 홍천군 서면 종자산 자락에 자리잡은 힐리언스 선마을은 대웅제약, 매일유업, 풀무원, 사조동아원 등 기업과 정신과전문의 이시형 박사가 함께 만든 국내 최초 웰 에이징(well aging) 리조트다. 개장 이후 10년간 14만 명이 다녀갔다. 해발 250m 산 지락에 위치한 이 리조트는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좋은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힐리언스 선마을은 2015년 국내 민영 시설 가운데 처음으로 산림청 ‘치유의 숲’에 선정됐다. 올해 5월에는 한국관광공사 ‘웰니스 25선’에 포함됐다.
선마을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병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잘 사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운동하는 습관을 비롯해 생활리듬, 식습관, 마음가짐 등 4대 습관을 몸소 체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식사와 트레킹 등이 포함된 하루 체류 비용은 2인 기준 21만~24만원이다.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식사법이다. 선마을 식당엔 모래시계가 놓여 있다. 30분까지 식사를 늦추라는 의미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건강한 몸을 위해서는 꼭 지켜야 할 생활 습관이다. “평소에도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려면 조미료나 염분을 첨가하지 않고 음식을 조리해 꼭꼭 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게 선마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후식을 먼저 먹으라’는 당부는 당도 높은 과일을 섭취하면 포만감을 느껴 식사량을 적절한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선마을에 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 흔한 텔레비전도, 냉장고도 없기 때문이다. 휴대폰은 무용지물이 된다. 한끼 식사를 위해서는 이마에 땀이 맺히도록 비탈길을 걸어 올라야 한다. 의도적으로 불편한 환경을 제공, 몸을 더 움직이도록 하려는 의도다. 이런 ‘의도된 불편함’은 편리한 문명의 이기 없이 자연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느껴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선마을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맑은 공기를 따라 걸을 수 있는 5개 트레킹 코스다. 이곳의 산소농도는 22% 가량으로 도심 평균(20.5%)보다 1.5%포인트 높다. 상쾌한 숲을 걷다 보면 어느 새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된다.
선마을 곳곳에는 물소리,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함께하는 유르트(유목민들의 둥근 천막),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해 근육통을 치유해 주는 스파, 가든 뮤직카페, 인디언 식 모닥불 화덕인 키바, 효천 갤러리 등 볼거리ㆍ체험거리도 다양하다. 전문 강사가 진행하는 명상, 요가 프로그램은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게 한다. 직장인 김상진(44)씨는 “처음에는 스마트폰이 되지 않아 답답하기도 했지만 오솔길을 걸으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연이 주는 치유력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선마을이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된 800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지수(HRV)를 측정한 결과,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 뒤 신체 불균형 상태를 교정하는 ‘자율신경의 활성도 수치’가 7.7% 가량 개선됐다. 또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저항도도 평균 4.8% 증가했다. 선마을 관계자는 “자연이 주는 힐링 프로그램에 대한 재방문 비율이 20%가 넘는다”며 “힐링 푸드를 개발 등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천=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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