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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에 ‘쓰레기’ 비난해온 北, JSA 귀순병에게는?

입력
2017.11.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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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태영호 공사에 “특급 범죄자”

재입북 임지현씨 “탈북자는 인간쓰레기”

이번 귀순병에게도 비슷한 태도 보일 듯

22일 국방부에서 JSA 귀순자 상황 관련 CCTV 영상 공개한 가운데 북한군인이 차량에서 내려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추격조의 공격을 받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22일 국방부에서 JSA 귀순자 상황 관련 CCTV 영상 공개한 가운데 북한군인이 차량에서 내려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추격조의 공격을 받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북한군 오모(24)씨가 귀순에 성공한 지 12일이 지난 25일까지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간 탈북민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태도에 비추어 조만간 오씨에 대한 극렬한 비난을 쏟아낼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단 북한은 남측 언론을 통해 오씨의 건강 상태를 주시할 수 밖에 없다. 정부 당국 관계자는 "북한은 탈북자들이 북한 체제에 대해 비방하는 데 대해 매우 민감해 한다"며 "이같은 소식이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질 경우 민심이 크게 동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물며 고위급이나 군 출신의 귀순의 경우 북한은 안간힘을 다해 북한 체제에 대한 이들의 발언이 신뢰성을 깎아 내리려 한다는 것이다.

가깝게는 지난해 12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귀순했을 때 북한 대외선전매체는 "태영호가 국가 자금을 횡령했는가 하면 비밀을 팔아먹고 미성년자 강간범죄까지 감행한 뒤 처벌이 두려워 도주한 특급 범죄자"라고 주장했다. 또 "태영호가 온갖 횡설수설로 제 몸값을 올리려 한다"며 태 전 공사의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의 신뢰감을 떨어뜨리려 애썼다.

탈북자 출신으로 지난 8월 재입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임지현(북한명 전혜성)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북한 선전매체를 통해 임씨는 탈북민들이 출연하는 남측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모략방송 대본은 탈북자단체나 반공화국 모략방송사 구미에 맞는 것을 골라 인간쓰레기들의 거짓말을 부풀려 만드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자신과 함께 방송에 출연했던 이들의 이름까지 언급하며 인신공격을 퍼붓기도 했다.

때문에 휴전선 한 가운데를 뚫고 귀순해 온 오씨에 대해서도 북한은 비슷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는 "그는 우리 국민들이 모두 주목하고 있는 등 이미 북한 병사로서의 대표성을 띄고 있다"며 "북한 당국은 그가 귀순한 목적과 배경을 폄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씨가 열악한 북한의 경제상황 등 체제 비난에 나설 경우 북한도 이를 방어하기 위해 오씨의 귀순 동기를 곡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전체 남북관계를 따졌을 때 북한 나름대로 톤 조절에 나설 수도 있다. 북한은 최근까지 우리 정권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등 남북관계 개선 여지를 완전히 닫아두진 않고 있다. 오씨 귀순에 대한 비방이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확대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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