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대표 출신 이흑산
5월 슈퍼웰터급 한국 챔프 올라
오늘 일본 바바 상대 6라운드 경기
승리 염원 태극기 트렁크에 새겨
2년전 국인대회 참가 망명 신청
카메룬 국가대표 출신 ‘난민 복서’ 이흑산(34)이 첫 국제전을 치른다.
이흑산은 25일 서울 강북구 신일고 체육관에서 일본의 바바 카즈히로(25)와 6라운드 웰터급 경기로 ‘주먹 대결’을 펼친다.
2015년 8월 경북 문경에서 열린 세계 군인선수권대회에 카메룬 국가대표 자격으로 참가한 뒤 국내 망명을 신청한 이흑산은 올해 5월27일 복싱M(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 슈퍼웰터급 한국 챔피언에 올랐다. 이후 7월18일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며 추방의 두려움에서 벗어났다. 그 보답으로 8월5일 춘천에서 환아 돕기 자선 복싱대회에 출전해 7승(7KO)을 달리던 고성진(원우민복싱짐)에게 5라운드 KO승을 거뒀다.
그는 16세부터 킥복싱을 시작했다가 19세 때 복싱으로 전향했다. 자유를 찾기 위해 도착한 한국도 복싱 선수로 성공하기 쉽지 않았다. 1980년대부터 복싱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식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경훈 코치는 “지난 5개월 동안 자비를 털어 3개 대회에 출전시켰다”며 “척박한 환경도 선수와 코치 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의 경우 과거의 챔피언은 대중에게 오래 기억되며 몇 십 년이 지난 후까지도 사회적 영향력을 잃지 않는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은 과거 챔피언이었던 제임스 토니의 자선경기를 기념해 “토니가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진작 한대 때리고 세계를 구했어야 했다”고 한 발언을 기사로 다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흑산은 이번에 일본 선수와 처음 격돌한다. 이흑산의 상대인 바바는 13전 6승(3KO) 5패 2무를 기록한 중견 복서로 5전 4승(2KO) 1무의 이흑산보다 두 배 이상의 링 경험이 있고 나이도 9세나 어리다. 하지만 이흑산은 뛰어난 동체 시력과 체력 그리고 승리를 향한 간절함을 갖고 있다. 이경훈 코치는 “이흑산이 처음엔 본능과 피지컬(신체조건)만으로 권투를 했었다”며 “뛰어난 피지컬에 자신이 가진 기술을 더 하면 첫 국제전 승리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흑산은 25일 경기에서 승리하면 내년 4월 한국 웰터급 최강전 우승자 정마루(30)와 WBA 아시아 타이틀매치를 치르게 된다. 이번 경기에서 이흑산의 권투 바지(트렁크) 위에는 처음으로 태극기가 새겨질 예정이다. 신일고 체육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이흑산 외에도 한국 챔피언 출신의 신현제(23ㆍ팀제이티복싱짐)가 필리핀 챔피언 출신의 다니엘 페레라스(28)와 6라운드 경기를, 신인 유망주 이승준(25ㆍ가재울체육관)이 일본의 오사다 쇼이치로(19)와 각각 국제전을 펼친다. 또한 백부현(28)과 신기원(25)이 한국 슈퍼웰터급 타이틀 도전자결정전을, 국승대(27)와 오인승(20)은 한국 크루저급 타이틀 도전자결정전을 벌인다.
김주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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