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기 결정 지지에 감사”
고3학생들 만나 격려하고
붕괴 위험 아파트 등 둘러봐
중앙정부 차원 대책 마련 약속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지진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을 방문해 수학능력시험 연기 결정에 대한 국민 지지를 언급하며 “어려울 때마다 힘을 모아주는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나라의 가장 큰 희망”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첫 일정으로 포항여고를 찾아 학교 관계자들과 함께 학교를 꼼꼼히 돌아보며 안전 상황을 점검했다. 이어 전날 수능 시험을 치른 고 3학생들을 만나 지진으로 인한 혼란과 여진 공포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침착하게 시험을 치른 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특히 “포항 학생들의 안전과 공정함이 더 중요해 수능 연기 결정을 내렸다”며 “정말 고마웠던 것은 대부분의 국민, 학부모, 수험생이 수능 연기 결정을 지지한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1997년 IMF 외환위기 때의 금모으기 운동과 2007년 충남 태안기름유출 당시 범국민적 자원봉사를 언급하며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국민 마음이 우리 사회의 아주 큰 희망”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붕괴 우려로 폐쇄된 포항 대성아파트를 둘러본 후 이재민들의 임시 거처가 마련된 흥해실내체육관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이재민들 앞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엄청난 일을 겪고 있는데 서로 힘 모으고 함께 도우며 잘 감당해 주셔서 포항시민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진작 와보고 싶었지만 초기 수습 과정이 지난 이후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고, 수능도 있어 이제야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반 액상화(液狀化) 현상, 지열발전소 문제 등 포항 시민들의 우려 사항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이재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재건축 절차를 간소화하고 주택 피해 지원금을 가급적 많이 무이자나 저리로 융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원전 위험 논란에 대해서도 “하필이면 동남권 지역에 원전도 있고, 경주에는 핵폐기물 처리장도 있고 해서 걱정들이 더더욱 많을 것 같다”며 “기왕 들어서 있는 시설들은 설계수명 기간 동안은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내진 보강을 더 철저하게 해서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재민들이 입주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아파트인 장량 휴먼시아 아파트도 위로 방문해 이불세트 등을 선물했으며,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포항의 특산물인 과메기 16박스를 죽도시장에서 샀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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