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지진 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경북 포항의 한 여고를 찾아 3행시 실력을 뽐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포항 북구에 있는 포항여고를 찾아 수능을 마친 고3 수험생들을 위로했다.
사전에 문 대통령의 방문을 몰랐던 학생들은 함성을 지르면서 환호했다.
문 대통령은 지진으로 벽이 무너져 다른 반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 격려의 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진 대피 생활도 하고, 여진 때문에 제대로 공부도 못했을까 걱정”이라며 “(하지만) 어려울 때 그만큼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역경이 더 좋은 결과를 낳은 경우가 많다. 늘 위기가 오히려 기회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포항여고 교장의 요청에 ‘나그네’라는 단어로 즉석 3행시를 선보였다.
학생들이 ‘나’라고 운을 띄우자 문 대통령은 “나는 그대들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한 뒤 “그대들도 나를 사랑하나요”라고 물었다. 학생들은 “네”라는 큰 소리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사실 교장 선생님이 미리 알려준 것”이라고 말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문 대통령이 포항을 찾은 건 지난 15일 지진 발생 뒤 9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피해 현장이 어느 정도 복구되면 포항을 찾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진으로 무너진 대성아파트 현장, 이재민들이 임시 거주 중인 임대 아파트에 들른 뒤 시민들과 오찬을 함께하고 이날 늦게 청와대로 복귀할 예정이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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