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가 냉전의식의 노예이자, 때론 냉전의식을 부추기기도 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그런 이데올로기를 넘어서야 복음의 온전한 전체성이 드러나고 일상의 평화, 사회적 연대를 통한 평화가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24일 만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61) 신임 총무가 밝힌 소회다. 지난 20일 공식 취임한 이 총무는 자신이 져야 할 두 개의 십자가로 ▦민족공동체의 평화와 화해 ▦한국 교회의 일치와 갱신을 꼽았다. 이 두 개의 무거운 십자가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것이 바로 ‘냉전 의식’이다.
이 총무는 영국 버밍엄대 박사학위를 받은 뒤 셀리 오크대 동북아선교학연구소장, 아시아기독교협의회 국장, 필리핀 아태장신대 총장 등을 거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동북아 차원의 평화 문제를 고민해보겠다 했다. 또 지역 교회와 연대 사업, 교회 일치 운동에 대한 교육훈련 사업도 적극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이 총무는 예장통합 소속이다. 4년간 통합교단의 사무총장도 지냈다. 최근 부자세습으로 논란이 된 명성교회가 속한 교단이다. 그는 “공교회란 무엇인지에 대한 ‘교회론’이 성숙해지기 전에 너무 빨리 교회가 커져버리는 바람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더 큰 위기는 이런 문제들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이 총무는 “우리 교회가 예측 가능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돈과 권력과 명예 앞에서 이제껏 왔던 잘못된 길을 되돌아갈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