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팡테리블’ 고종수(39)가 ‘은사’ 김호(73) 전 감독과 재회한다. 예전처럼 ‘사제’가 아니라 이제는 사령탑과 대표이사의 관계다.
김호 전 감독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 대전 시티즌은 고종수 수원 삼성 코치를 신임 사령탑으로 결정했다고 24일 공식 발표했다. 대전 구단은 “지역 축구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여러 후보군을 두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선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종수 감독은 선수 시절 ‘축구 천재’로 불렸다. 어렸을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뽐내 별명이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이었다. 수원 삼성과 교토 퍼플 상가, 전남 드래곤즈를 거쳐 2007∼08년 대전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비롯해 A매치 38경기에 출전해 6골을 넣었다. 그러나 부상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 탈락의 아픔을 겪는 등 이후 오랜 슬럼프를 겪다가 2008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고 감독과 김 대표는 각별한 사제지간이다. 김 대표는 1996년 수원 창단 감독으로 부임할 때 고종수를 발탁해,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키웠다. 이후 수원을 떠난 김 대표는 2007년 대전에 부임했다. 김 대표가 부진하던 팀을 살리기 위해 데려온 선수가 바로 고 감독이었다. 절치부심한 둘은 대전을 플레이오프로 진출시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호 대표는 구단을 통해 “고 감독과는 특별한 인연을 쌓아왔다. 고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나는 프런트에서 함께 합심한다면 대전을 튼튼한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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