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을 위한 기업들의 ‘수험표 할인’이 시작되면서 수험표 물밑 거래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험표는 일명 ‘만능 할인권’이라고 불린다. 문화 예술 공연은 물론 성형외과 시술도 할인된 가격에 받을 수 있다. 수험생이 아닌 사람들이 수험표 구하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특히 최근 들어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등을 이용한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개인 메시지를 활용하면 1대1 비밀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은 네이버 중고거래 공개 카페인 ‘중고나라’를 통해 거래가 이뤄졌지만 신고 당할 위험성 때문에 피하는 추세다. 실제 24일 중고나라에 올라온 수험표 판매 글은 2개 정도다. 글 아래에는 “수험표를 왜 사느냐”는 비난 댓글마저 달렸다. 지난해 수능이 끝난 뒤 하루 수십 건씩 판매 글이 올라왔던 때와는 상반된 모습니다.
부산에 살고 있는 박지은(18)양은 지난 23일 인스타그램에 수험표 사진을 올리면서 해시태그(#, 편한 검색을 위해 활용되는 기능)에 ‘수험표’, ‘수능’ 등을 적었다. 게시물을 올린 지 10분 만에 “수험표를 10만 원에 사고 싶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이 이런 메시지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저한테까지 올지는 몰랐다”며 “할인 혜택을 받고 싶어서 수험표를 팔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파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에 사는 김수영(18)양 역시 유사한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 안 판다고 했더니, 전자제품을 사는 데 필요하다고 여러 번 그쪽에서 수험표를 팔아달라고 부탁했다”며 계속되는 메시지에 결국 해당 게시물을 지워버렸다고 했다.
수험표를 사고파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수험표로 할인 혜택을 받으려고 수험표에 있는 사진이나 이름을 바꾸면 공문서 위조, 변조죄에 해당해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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