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문화재가 청소년·전통문화 교육장 탈바꿈
등록문화재인 괴산군수 관사가 주민들의 품에 안겼다.
충북 괴산군은 23일 괴산읍 읍내로 괴산군수 관사에서 기관·단체장과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사 개방식을 가졌다.
관사 개방은 지난 4월 보궐선거로 취임한 나용찬 군수의 공약 사항이다. 나 군수는 선거 기간에 “관선시대의 유물인 관사를 지방자치 시대에 걸맞게 주민 문화공간으로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괴산군은 5월 한달 동안 주민 설문조사를 거쳐 관사활용 방안을 정한 뒤 관사의 문화재 가치와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설을 정비했다.
지난달 문을 연 군수 관사에서는 청소년의 창의력을 높이는 글로벌창의공작소가 매주 2회 진행되고 있고, 재능기부를 통한 문화 공연도 열리고 있다.
이날 관사 개방 행사는 괴산국악협회의 축하 공연을 시작으로 정경범 재무과장의 경과보고, 나 군수와 주민대표인 유화준 괴산군이장협의회장과의 개방기념증서 서명식·열쇠 증정식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괴산향교 주관으로 청안면에 사는 조인식(79)·반옥란(72)부부의 전통 혼례식을 거행해 참석한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부부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혼례를 치르지 못한 채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용찬 군수는 “과거 군수 전용물이던 관사가 이젠 군민 누구나 원하면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며 “청소년을 위한 교육장으로,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공간으로 적극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괴산군수 관사는 1919년 건축된 대지면적 830㎡, 건축면적 172㎡ 규모의 고택으로 1950년 지역유지 최부자가 괴산군에 기증한 이후 군수 관사로 사용돼왔다. 안채 사랑채 행랑채를 갖춘 이 건물은 2004년 등록문화재 제144호로 지정됐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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