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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에 美 핵잠수함까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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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에 美 핵잠수함까지 들어왔다

입력
2017.11.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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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주민들 “미국의 군사기지화 의도”

동북아 지역 군사적 긴장 고조 우려

미국 해군의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 추진 잠수함인 미시시피 함(SSN-782)이 22일 오전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주한미해군사령부 제공.
미국 해군의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 추진 잠수함인 미시시피 함(SSN-782)이 22일 오전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주한미해군사령부 제공.

제주해군기지에 미국 핵 잠수함이 처음으로 입항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미 해군 함정에 이어 핵 잠수함까지 잇따라 찾자, 제주해군기지를 ‘미국의 군사기지화’하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행위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는 23일 오후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해군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해군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 추진 잠수함인 미시시피함(SSN-782)의 철수를 촉구했다.

해군 제주기지전대에 따르면 미 해군의 최신예 핵잠수함으로 알려진 미시시피함이 군수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이유로 22일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했다. 배수량 7800톤, 길이 115m, 폭 10.3m 규모의 미시시피함은 최대속력 25노트에 승조원은 150여명이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MK48 어뢰 등이 장착됐으며, 90일 연속 바다 속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2016년 2월 제주해군기지가 준공된 이후 핵 잠수함 입항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제주해군기지에는 지난 3월 미국 이지스구축함 스테뎀함(USS Stethem) 입항을 시작으로 7척의 외국 군함이 휴식 등을 이유로 입항했다. 국적별로는 미 함정이 5척, 캐나다 함정이 2척이다.

23일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강정마을 주민 등이 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해군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미시시피함의 철수를 촉구하고 있다. 강정마을회 제공.
23일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강정마을 주민 등이 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해군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미시시피함의 철수를 촉구하고 있다. 강정마을회 제공.

강정마을 반대위 등은 이번 핵 잠수함 정박이 제주의 미국 군사기지화를 앞당기고, 방사능 유출과 어선 충돌 등 각종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강정마을 반대위는 이날 “2012년 10월 제주해군기지 잠수함부두의 전면수심이 미국 핵추진 잠수함에 맞춘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며 “이번 핵잠수함의 입항은 제주해군기지가 미국의 이해에 의해 미군의 최첨단 전략자산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곳임을 다시 확인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시시피 핵잠수함은 미국이 타국을 선제 공격하기 위함 첨병의 상징이고, 그만큼 그 존재만으로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밖에 없다”며 “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미시시피함은 당장 제주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제주녹색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제주해군기지 건설 당시 ‘미군이 이용하지 않는 순수한 대한민국 해군 기지’라고 했던 정부의 주장과 달리 강정해군기지는 점차 동북아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거점 군사기지로서의 역할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정부와 제주도는 동북아의 긴장으로 고조시키고 제주를 군사적 갈등의 거점으로 만드는 미 해군 함정의 추가 입항을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며 국방부와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당시의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강정마을 반대위는 또 “핵 잠수함에서 만일 사고가 발생하면 제주 앞바다는 괴멸할 수밖에 없다”며 “또한 제주의 어선들과 잠수함 충돌 가능성도 있는 만큼 도민을 위해서라도 핵 잠수함을 즉시 철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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