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신하균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다. 매 작품마다 독특한 연기력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한 탓에 팬들 사이에서 ‘하균신(神)’이라는 별명이 붙은 지 오래다. 최근 개봉작 ‘7호실’(15일 개봉)에서도 신하균만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서울의 망해가는 DVD 사장 두식 역으로 지극히 생활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치졸하고 지질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표현하며 영화를 이끈다.
“일단 영화의 메시지가 좋아서 선택하게 됐어요. 너무 현실적이면서 답답한 사회를 잘 보여주는 가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죠. 관객으로 하여금 고민을 하게 만들면서 영화적 재미 역시 놓치지 않는 작품이었죠.”
그 동안 현실적인 인물을 마다하지 않은 신하균이지만 생활고에 시달려 벼랑 끝에 서 있는 캐릭터는 처음이다.
“상황 자체가 극단적이잖아요. 먹고 사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고요. 벼랑 끝에 서있다는 심정은 많은 분들께서 공감하실 것 같아요. 다들 입버릇처럼 힘들다는 말을 반복하며 살잖아요. 물론 저야 이 정도 상황까지 겪어본 적은 없지만 주변에서 많이 보긴 했어요.”
신하균이 분한 두식은 결코 착한 캐릭터로 볼 수 없다. 생활고 탓에 아르바이트생 태정(도경수)에게 월급 200만원을 주지 못했음에도 뻔뻔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식이 밉지 않은 이유는 신하균만의 독특한 캐릭터 해석력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적으로 봤을 때 두식을 미워하지 않길 바랐어요. 이용승 감독님 역시 최대한 리얼한 생활연기를 요구했고요. 그런 부분만 제가 잘 살린다면 관객으로서 이 사람을 응원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영화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두식과 태정의 격한 몸싸움이다. 기존의 영화에서 주로 다뤄진 멋있고 각 잡힌 액션이 아닌 뭐든지 잡히든 대로 던지고 받는 생활형 액션이라 재미있다. 특히 생존이 걸려 있는 문제인 만큼 두 사람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
“마구잡이로 저와 도경수가 엉켜 붙는 신은 현장에서 즉석으로 만들어진 장면이에요. 섬유탈취제를 뿌리는 장면도 마찬가지고요. 제일 현실적인 싸움이라고 생각했죠. 그런 극한 상황에 내던져진 두식과 태정이 운동을 하며 싸움의 기술을 익혔을 리는 없으니까요.”
신하균은 이번 영화로 첫 호흡을 맞춘 도경수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도경수의 주연작인 웹 드라마 ‘긍정이 체질’을 끝까지 봤다며 웃기도 했다.
“사실 10분만 보려고 했는데 연기도 너무 잘하고 재미있어서 끝까지 봤어요. 도경수는 눈빛이 참 좋아요. 많은 걸 느끼게 해준다고 할까요? 앞날이 굉장히 기대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대와 주고받는 연기도 참 잘하고요.”
살기 위해 끊임없이 고군분투하는 두식의 모습은 애처롭고 짠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신하균은 “나 역시 생존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웃었다.
“배우로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민폐를 끼치지 않고 연기를 잘 해야겠죠. 늘 새로운 것을 찾으려 노력하고 고민해야 하죠. 뭔가 새로운 것 하나 나오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저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요. 공동 작업으로 모두의 에너지가 맞아떨어져야 새롭고 신선한 작품이 나오죠. 신선한 자극이 되는 작품들을 선호해요.”
신하균에게 영화 속 7호실 같은 비밀 공간은 없다. “촬영이 없고 쉬는 날에는 집에서 강아지, 고양이와 논다”며 웃었다.
“집에 있어도 참 할 건 많더라고요. 운동도 하고 애완동물들과 놀다가 밖에 나가서 지인들과 술을 즐기기도 하고요. 나이 들어서 그런지 20대 때 보다 말수가 많아져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아해요. (웃음)”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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