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이 지난 13일 판문점에서 귀순한 북한병사가 감행한 필사의 탈출부터 회복까지, 현재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드라마’에 열광하고 있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애나 피필드 도쿄지부장이 전한 기사를 통해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을 소개하면서 이 드라마는 화룡점정 단계에 들어섰다.
WP 기사는 “모든 의료 드라마는 대담하지만 동시에 민감한 성격에, 보는 이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의사를 주연으로 세우며 완성된다. 비무장지대에서 귀순한 북한 병사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고 시작한 후 “이번 사건의 맥드리미(McDreamyㆍ완벽한 남성)는 외상외과 의사 이국종”이라고 소개했다.
이 센터장은 귀순병사 오모(24)씨를 살려낸 이후 국내외 언론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 그의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면서 자연스레 해외 언론의 주목도 받게 됐다. WP는 “군 정보장교는 오씨에게 귀순 경위와 과정을 밝히기 위해 질문을 던지고 싶어했지만, 이 센터장은 환자의 정신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를 철저히 막고 있다”며 “최대한 가벼운 질문을 던지고 한국 걸그룹 소녀시대의 노래 ‘지’를 들려주는 등 환자의 심리안정에 전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WP는 이 센터장이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에서 구출됐지만 총 6발을 맞고 부상한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을 오만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하면서 이미 한국 사회에서는 유명하다고 소개했다. 또 한국 병원에는 서구 수준의 외상센터 시설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정부에 외상센터 기금을 요구한 선구자이며, 한쪽 눈이 거의 실명 상태에 36시간 동안 근무하는 등 진료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드라마 ‘골든타임’ 주인공인 최인혁(이성민 분)과 ‘낭만닥터 김사부’ 주인공 김사부(한석규 분)의 모델이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