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변별력 갖춘 수능 될 듯”
23일 오전 8시 40분부터 시작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교시 국어 영역은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을 가늠하는 주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9월에 진행된 모의평가는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는데 올해 본 수능도 이런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어 영역의 1등급과 2등급을 나누는 등급 구분 점수(1등급 커트라인)는 지난해 수능이 130점이었던 반면 9월 모의평가는 128점이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국어 영역 난이도 분석 브리핑에서 김용진 동대부고 교사는 “국어 영역은 지난 9월 실시한 모의평가보다는 조금 어렵고 작년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를 구성했다”며 “올해도 새 경향의 문제를 2, 3개 정도 출제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독서 영역에서 고난도 변별력을 갖춘 문제를 2개 정도 출제해 수능 변별력 유지하려고 애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영혜 서울과고 교사는 “독서 영역이 변별력 문제가 출제돼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며 “문학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1교시 국어를 봤을 때, 올해 수능은 변별력을 갖춘 수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2, 3교시까지 점검을 해 봐야겠지만 오늘 수능 끝나고 나면 바로 신중하게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국어 영역은 ‘화법과 작문’, ‘독서와 문법’, ‘문학’ 등 출제 과목별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목표와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출제하되, 폭넓고 다양한 국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하여 출제했다”며 “지문의 소재를 특정 분야로 제한하지 않고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소재를 두루 취했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대표적인 문항 유형으로 ‘화법과 작문’ 및 ‘독서와 문법’ 교과서 등에서 학습 활동으로 자주 등장하는 ‘독서 토의 활동’을 문제화한 문항(4~7번) 등이 있다고 밝혔다. 4~7번 문항은 현대소설 ‘허생의 처’를 읽고 실시한 독서 토의의 일부와 이를 바탕으로 작성한 학생 글의 초고를 제시하고, 화법과 작문 활동을 통합한 의사소통 능력이 있는지를 측정하는데 중점을 뒀다. 특정 주제에 대한 읽기 능력 평가를 위해 출제된 27~32번 문항의 경우 ‘환율의 오버슈팅 현상과 관련한 정부 정책 수단’을 소재로 한 지문을 제시했다. 문학 분야는 병자호란 직후 창작된 이정환의 연시조 ‘비가(悲歌)’와 이병기의 현대 수필 ‘풍란’을 소재로 한 문항(33~37번)이 출제됐다.
앞서 이준식 수능 출제위원장은 이날 오전 진행된 출제방향 브리핑에서 “국어 영역과 영어 영역은 출제 범위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하여 출제했다”며 “수학 영역과 사회, 과학, 직업탐구 영역 및 제2외국어, 한문 영역은 개별 교과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사고력 중심의 평가를 지향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국어 영역의 수능 출제 문항과 EBS 교재의 연계율은 71.1% 였다.
세종=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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