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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성주 이사장 “국민연금 개혁, 신고리처럼 공론조사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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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성주 이사장 “국민연금 개혁, 신고리처럼 공론조사로 풀자”

입력
2017.11.23 04:4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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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ㆍ소득대체율 관계 조정

정부ㆍ정치권, 부담에 계속 외면

수혜자 국민 참여 사회적 논의를

연금 미가입자 더 관심 가질 것

KB 노동이사제는 보고 못 받아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보험료를 많이 내고 국민연금을 더 받을 건인가, 아니면 보험료를 적게 유지하고 계속 부족한 노후연금을 받을 것인가. 국민연금 개혁 문제는 인화성 높은 난제 중 하나이다. 김성주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이 문제를 “신고리 5ㆍ6호기 건설 재개 여부를 결정했을 때처럼 공론조사로 풀자”고 제안해 주목된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 이사장은 최근 한국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의 상관 관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피하면 비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8년 도입 당시 70%였던 국민연금의 명목 소득대체율은 올해 45.5%이고 2028년에는 40%까지 낮아진다. 연금 재정을 안정화시킨다는 명목으로 돈 줄을 죄어 왔기 때문이다. 소득대체율은 월 연금액이 현역 시절 월 소득의 몇 퍼센트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평균 월 38만원에 그치는 연금액이 노후 보장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 이견이 많지 않지만 정부나 정치권은 쉽게 나서지 못한다. 소득대체율을 올리려면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나도, 청와대도, 정부도 정치권도 다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부담이 되다 보니 서로 인기(영합성) 발언만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지금까지 국민들이 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전문가와 정치권만 논의를 하지 말고 실제 이해당사자인 국민들이 참여해 진지한 사회적 토론을 벌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신고리원전 5ㆍ6호기 건설 재개 여부를 결정할 때 적용했던 공론조사 방식을 쓰자고 주장했다. 공론조사는 특정 안건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골고루 모집한 뒤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토론할 시간을 주고 다시 찬반을 선택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는 내년으로 예정된 4차 국민연금 재정 재계산 때 공론조사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김 이사장은 대놓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지향이 공적연금 강화, 즉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공적연금이 워낙 취약하니 각자 개인연금 들어 해결하라는 것이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의 입장이었는데 이는 국민 노후생활 보장이 아니라 금융 보험업 활성화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인 2014년에 소득대체율을 45%로 올리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그는 또 “제가 정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할 사람들은 국민연금 가입조차 못하는 사람들, 가입했다 해도 연금 수령액이 너무 적어서 노후 보장이 안 되는 사람들이다”라며 “연봉 1억원 버는 사람들이 ‘혹시라도 내가 더 내고 덜 받을까’하는 이런 고민만 내세워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이사장은 22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KB금융노조의 노동이사제 제안에 국민연금이 찬성한 데 대해 “사전에 전혀 보고를 받지 않아 언론보도를 보고 (그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기금운용본부가 지침 대로 의사 결정을 한 것이며 자신은 규정에 따라 전혀 관여하지 않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노동이사제가 바람직하냐는 질문에는 “이 제도를 도입하면 사측 입장에서 노조 입김이 세진다고 불만이지만 노조 조직률이 10% 미만에 그치고 노동관계법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은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옹호론을 폈다. 또한 국민연금에 대해 정부가 지급보장을 하도록 명문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두고 봐야 한다”며 찬성했던 19대 국회의원 시절과 달리 유보적 입장을 내놨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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