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바다 지킨 1900톤 호위함
고속ㆍ잠수정까지 퇴역함 3척 전시
함장실 등 주요 시설 직접 체험도
내달 3일까지 무료 시범운영
22일 서울 마포구 망원한강공원에 개장한 ‘서울함 공원’. 공원 안내센터 건물 앞에서 내리자 도심 한복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배 3척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중에서도 안내센터 왼쪽 한강변에 정박한, 아파트 8층 높이 군함의 위용이 단연 돋보였다. 30년 간 바다를 지키다 퇴역하고 이날부터 함상 공원 체험 시설로의 새 임무를 맡은 ‘서울함’이다.
박기용 한강사업본부 총무부장은 이날 열린 서울함 공원 개장 현장설명회에서 “서울함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전투함으로, 1984년 취역해 2015년 퇴역까지 30년 간 수도권 서측 해역을 주로 지켰다”며 “시민들이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군함을 가까이서 보고 해군들의 생활모습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퇴역 함정 3척이 바다를 떠나 한강에 닻을 내렸다. 서울시는 22일 1,900톤급 호위함인 서울함과, 150톤급 고속정인 ‘참수리호’, 178톤급 잠수정 ‘돌고래’ 3척을 해군본부로부터 무상으로 대여 받아 함상 공원인 서울함 공원의 문을 연다고 밝혔다. 삽교(당진) 김포 등 전국에 10곳의 함상 공원이 있지만 서울에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함은 시민 개방을 결정한 후 원형을 그대로 살리는데 가장 중점을 뒀다. 시민들은 군인들의 손길, 발길이 오랜 시간 닿은 공간을 둘러보며 수병 생활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돌아눕기조차 버거운 비좁은 침대에서는 배 위 생활의 고단함을, 식당 벽면에 붙어 있는 ‘전우는 가슴에 묻고 적은 바다에 묻는다’는 문구에선 전투함 생활의 긴장감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함장실, 레이더실, 조타실 등 군함의 주요 시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도 흔치 않은 기회다.
물 위에 떠 있는 서울함과 달리, 고속정과 잠수정은 뭍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특히 출입이 불편한 잠수정은 옆면을 과감히 절단해 세로 방향 단면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특이점은 한강 수위가 올라가는 비상 상황을 대비해, 고속정과 잠수정이 위치한 공원 안내센터 건물 자체를 물에 뜰 수 있는 하나의 ‘배’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시는 런던의 템즈강이나 뉴욕의 허드슨강과 같이 이 지역을 군함을 활용한 새로운 관광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유재룡 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시민들이 가까운 한강으로 나와 함정과 해군의 생활을 체험하는 특별한 추억을 쌓기를 바란다”며 “이번 서울함 공원 개장으로 이 일대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함 공원은 11월~2월은 오전10시~오후5시, 3월~10월은 오전10시~오후7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00원이며 다음달 3일까지 시범 운영기간으로 무료 운영한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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