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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괴감 든다”, “괴롭다”…작심발언 쏟아낸 이국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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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괴감 든다”, “괴롭다”…작심발언 쏟아낸 이국종 교수

입력
2017.11.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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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가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회복상태 브리핑을 하면서 환자 인권 문제에 관해 심경도 토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국종 교수가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회복상태 브리핑을 하면서 환자 인권 문제에 관해 심경도 토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 환자 브리핑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2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열린 북한군 병사 수술 2차 브리핑에서 이국종 교수는 다소 피곤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어제도 야간 비행을 마치고 (병원에)돌아왔다”고 운을 뗀 뒤 잠시 숨을 골랐다. 이어 귀순 병사를 둘러싼 최근의 잡음을 의식한 듯 “자괴감이 든다”, “괴롭다”, “힘이 없다”는 등 작심 발언을 쏟아내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날 브리핑은 몇 번의 번복 끝에 확정됐다. 신체 상태 공개 논란 등 귀순 병사를 둘러싼 일각의 비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앞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지난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교수가 북한군 병사의 신체 상태를 언론에 세세히 공개한 사실에 대해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그저께, 어제 병원장실에 불려갔다. 병원장께서 (오늘)브리핑을 취소하라고 했다”며 “그런데 외신 기자들까지 온 상황에 이러면 너무 창피한 일이 아니냐”고 했다.

침착한 표정으로 환자 상태를 설명하던 1차 브리핑 때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 교수는 이날 “말이 말을 낳고, 낳은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 하면서 말 잔치가 되는 상황을 헤쳐나갈 힘이 없다”며 “이런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환자를 치료하고 보는 건 이벤트가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상황이 괴롭다” 등의 다소 격앙된 발언도 내놨다.

이 교수가 예고한 대로 이날 브리핑에 귀순 병사 상태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현 상황에 대한 심경과 우리나라 중증외상센터의 허술한 체계를 지적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 교수는 “수술이 끝난 환자가 금방 눈 떠서 퇴원하는 건 영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라며 “북한군 귀순 병사는 한국의 긍정적 모습을 기대하고 왔지, 외상센터에 온 환자가 갈 데가 없어 죽는 모습 보려고 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총상을 입은 귀순 병사를 30분 내에 아주대로 실어 나른 주한미군을 언급하며 “이게 내가 영국, 미국에서 배운 스탠더드(기준)”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이어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처우와 인식이 바뀌려면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헬기로 오든, 앰뷸런스로 오든 골든아워(30분) 이내에 환자의 수술적 치료가 이뤄지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그런 방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게 언론이다.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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