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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찜찜한 홍종학 임명 강행...'내로남불' 악순환 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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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찜찜한 홍종학 임명 강행...'내로남불' 악순환 끊어야

입력
2017.11.21 19:3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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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을 강행, 정부 출범 195일 만에 조각을 매듭지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편법증여 의혹 등을 이유로 홍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함에 따라 재송부 요청 절차를 밟을 때 예상한 대로다. 문 대통령이 야당 반발과 정국 경색을 무릅쓰고 홍 장관을 지킨 이유는 "새 정부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중소기업ㆍ중소상공인ㆍ벤처기업 지원 육성"이라는 말에서 잘 드러난다. '최장기 지각 내각' 이라는 오명은 물론, 핵심장관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뜻일 게다. 하지만 이런 대통령의 의지에 걸맞게 여권이 홍 장관 검증과 의혹 해명에 성의를 다했는지, 야당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했는지 의문이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의 갈 길이 바쁘니 야당도 양해주시기 바란다"며 임명 강행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민주당도 "청문회에서 홍 장관의 능력과 자질이 충분히 검증된 데 따른 당연한 결정"이라며 "이번 인사가 정쟁의 수단으로 비화해 민생예산과 입법국회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야당에 주문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특히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의 완성으로 개혁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은 "중소기업 전문성 부족과 '부동산 절세 기술자'라는 도덕성 흠집이 드러나 야당과 언론이 모두 반대하는 부적격자 임명을 강행한 것은 오기 정치"라고 날을 세우며 "이후 제기될 정치적 문제에 대한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 예산안과 개혁입법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역시 "홍종학을 탐하다 민심을 잃는 '홍탐대실(洪貪大失)'의 잘못된 선택"이라며 "홍 장관 임명은 1기 내각을 마무리한 화룡점정이 아니라 상처뿐인 영광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평범한 시민의 원칙과 상식을 부정한 잘못된 인사로 문 정부 지지자마저 등을 돌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조각의 마지막 단추가 이런 논란과 공방 속에 채워진 것은 아쉽고 불행한 일이다. 우선적 책임은 현실을 도외시한 이른바 '5대 인사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매번 검증을 소홀히 하고 의혹이 드러나면 감싸기로 일관해 온 청와대와 민주당의 낯뜨거운 '내로남불'에 있다. 야당도 '닥치고 반대' 공세로 일관해 임명 강행의 빌미를 줬다는 비판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 되풀이되는 '인사 참사'의 교훈을 살려 지속 가능한 대안적 합의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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