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카닷컴 지분 전량 매각해
미래형 자동차 사업에 투자
SK그룹 지주회사인 SK㈜가 중고차 유통 자회사 SK엔카닷컴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중고차 사업을 접는 대신 ‘카 셰어링(차량 공유)’ 사업을 키워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하겠다는 움직임이다.
SK㈜는 SK엔카닷컴 지분 전량(50.01%, 25만1주)을 호주 카세일즈홀딩스에 2,05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중고차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해 온 SK엔카 직영 사업부도 함께 처분하기로 하고,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본계약을 체결했다.
1999년 사내벤처로 출범한 SK엔카는 2000년 1월 온라인 중고차 오픈마켓에 뛰어들었고, 그해 12월 독립법인인 엔카네트워크로 분사한 뒤 SK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SK엔카는 이후 SK C&C와 합병했고, 온라인 중고차 사업 부문이 물적분할돼 SK엔카닷컴이 됐다.
SK㈜의 SK엔카닷컴 매각은 중고차 매매사업 성장의 한계와 차량공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결과로 분석된다. SK엔카 직영 사업부는 전국 26개 직영점을 운영했지만, 2013년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2019년 2월 적합업종 규제가 풀리지만 차량공유 시대를 맞아 카 셰어링 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2015년 SK㈜는 국내 1위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쏘카에 지분 투자를 했고, 지난 5월에는 쏘카와 말레이시아 합작 법인을 설립해 올해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카풀(승차 공유) 업체 ‘풀러스’에 지분 투자(20%)를 했고, AG다임러와 미국 1위 개인 간(P2P) 차량 공유 업체인 ‘투로’ 투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SK엔카닷컴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한 SK㈜는 미래형 자동차 사업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카 셰어링, 자율주행 등 미래형 자동차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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