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사상 최저금리 기조 속에 신규 부실이 줄고 굵직한 조선·해운기업 구조조정이 얼추 마무리된 영향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9월 말 부실채권비율은 전분기보다 0.1%포인트 개선된 1.15%로 집계됐다. 부실채권비율은 3개월 이상 연체해 ‘고정이하’로 분류되는 여신이 총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좋다는 뜻이다. 3분기말 부실채권비율은 2008년 말(1.14%)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선진국인 미국(1.21%)이나 일본(1.31%)과 비교해도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란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가계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0.25%로 2분기보다 0.01%포인트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이 0.2%에서 0.19%로 하락했고 신용대출 등은 0.41%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1.67%로 같은 기간 0.14%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조선업(12.24%)과 해운업(3,78%) 등은 부실채권비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 총 부실채권 규모는 20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말(21조8,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금리 지속으로 신규 부실이 줄고 은행들의 부실채권 정리 노력에 힘입어 부실채권비율이 개선됐다”며 “다만 시장금리 상승으로 취약차주 중심으로 부실채권 증가 가능성이 있어 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대한 점검을 더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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