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대신 가족과 시간 보내며
결혼식 올린 성당에 종 울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에든버러 필립공이 20일(현지시간) 결혼 70주년을 맞는다. 영국 왕실은 특별한 기념행사 대신 당일 오후 1시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 종이 울리는 것으로 부부의 오랜 인연을 세상에 알린다.
18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버킹엄 궁 대변인은 결혼기념일 당일 여왕 부부가 왕실의 다른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91세인 엘리자베스 여왕과 96세인 필립공은 1947년 11월 20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여왕 부부는 현재 찰스 왕세자, 앤드루 왕자, 에드워드 왕자, 앤 공주 등 네 자녀를 비롯해 8명의 손주, 5명의 증손주를 두고 있다. 13살 때 아버지 조지 6세와 다트머스 해군대학을 방문했다가 18살이던 필립 공을 처음 만난 여왕은 자신감 넘치고 잘 생긴 사관후보생 필립공에게 먼저 반했던 걸로 알려졌다. 세 자녀는 이혼했지만, 여왕 부부는 영국 역사상 결혼 70주년을 기념하는 첫 번째 군주가 됐다.
여왕은 지난 12일 1차대전 전몰장병 추도행사 주관을 아들 찰스 왕세자(69)에게 넘기는 등 공무를 찰스 왕세자에게 천천히 이양하고 있다. 필립공은 지난 8월 왕립 해병대 행사 참석을 마지막으로 공무(公務)에서 은퇴, 독서와 그림으로 자유 시간을 즐기고 있다. 1997년 결혼 50주년을 기념한 금혼식에서 필립공은 "우리가 배운 교훈은 어떤 행복한 결혼에서든 필수 요소 중 하나는 인내라는 것"이라며 여왕의 인내심이 풍부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