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신항 추모식 눈물 적시며
미수습자 5명 서울ㆍ안산으로
사고 1,313일 만에 유족들도
세월호 침몰 1,313일째이자 육지로 인양 거치된 지 221일만인 18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마지막 미수습자 5명의 추모식이 엄수됐다. 그동안 미수습자들 기다림에서 이날 이별을 고하는 추모식는 당초 세월호 선수 정문에서 열리기로 했지만 강풍주의보가 내려지면서 목포신항 사무실로 옮겨 거행됐다.
단원고 남현철ㆍ박영인 학생, 양승진 교사,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군 등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은 2014년 4월 16일 참사 이후 진도 사고해역 수중 수색과 목포신항 선체 수습 과정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추모식에 앞서 열린 입관식은 유해조차 거두지 못한 미수습자들이 생전에 사용했거나 수색 과정에서 찾은 유품과 일기, 편지 등으로 채워졌다. 이들을 떠나 보내는 아픔에 입관식은 예정했던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 추모식도 30분 늦어졌다.
이날 고인들의 영정만 모시고 진행된 추모식은 세월호 4ㆍ16가족협의회,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이주영 전(참사 당시) 해수부 장관, 국민의당 박지원ㆍ천정배 의원, 정의당 심상정ㆍ윤소하 의원과 목포시민 등 300여명이 미수습자 5명의 가족 곁을 지키며 마음속으로 이들을 묻기로 다짐한, 숙연한 자리였다.
고인을 기리는 묵념행사는 천주교ㆍ원불교ㆍ불교ㆍ개신교의 종교의식, 헌화, 추모시 낭송이 이어졌다. 국화꽃을 받치는 권씨의 누나 정순씨는 동생과 조카(혁규군)의 영정을 어루만지며“너희들만 왜 안 나오는냐, 왜 못 나왔어, 왜”라는 울부짖음에 장내는 눈물바다로 변했다.
희생자 가족들은 세월호가 목포신항 부두로 올라온 지난 4월부터 이곳에 머물며 애타는 기다림을 계속해왔다. 희생자 가족들은 “메마른 눈물을 참아가며 국민들에 감사에 뜻을 전하면서 아직까지 가족으로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5명에 대하여 마음에 품고 떠난다”는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미수습자 5명의 영정과 유품을 태운 운구 차량은 세월호 선체를 한 바퀴 돌아 수색 작업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목포신항을 떠났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경기 안산 제일장례식장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각각 3일장을 치른다. 또 양교사, 남ㆍ박군의 유품은 수원연화장에서 화장하고, 오는 20일 장지인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안장된다. 권씨와 혁규군 유품은 인천가족공원에서 화장하고 장지인 인천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안장된다.
한편 추모식이 끝나는 시점에서 시민단체 10여명은 정부 인사와 국회의원 등을 향해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국회특별법 통과 등을 조속히 하라고 요구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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