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을 창업한 호암(湖巖) 이병철 선대 회장의 30주기 추도식이 17일 오전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렸다. 삼성과 CJ, 한솔, 신세계 인사들이 차례로 참배했다.
이병철 선대 회장 며느리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손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 가족 대표들은 이날 오전 8시 40분쯤 가장 먼저 선영에 도착했다. 이들은 선영에서 20여분 참배를 한 뒤 떠났다. 이어 최근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삼성전자 권오현 종합기술원 회장과 윤부근 CR담당 부회장, 신종균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김기남 사장,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사장, 삼성카드 원기찬 사장 등 삼성 계열사 사장 60여명이 잇따라 참배했다.
오후에는 범(凡)삼성가 인사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오후 2시쯤 손경식 CJ 회장, 이채욱 CJ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 등 CJ 계열사 대표 26명이 선영을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추도식에 불참했지만 선대 회장 기일인 오는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가족 제사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4년 만에 참석한 지난해 제사 때는 건강상 이유로 제사를 주재는 하지 못했다.
한솔에서는 조동길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이 참배했다. 신세계에서는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이갑수 이마트 대표 등이 고인을 추모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외손자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은 선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호암의 기일인 매년 11월 19일 선영에서 추도식을 열었지만 올해는 19일이 일요일이라 이틀을 앞당겼다. 호암미술관은 추도식으로 인해 관람객들이 불편을 겪을 것을 우려해 이날 오전 임시 휴관하고 오후 1시부터 관람객에게 문을 열었다.
이병철 선대 회장은 1938년 대구 중구에 삼성상회를 설립했고, 1968년 삼성전자공업을 창립해 오늘날 삼성그룹의 기틀을 닦은 인물이다.
과거에는 삼성과 범삼성가가 추도식을 공동으로 치렀지만 2012년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회장 간 상속 재산 분쟁이 벌어진 이후엔 같은 날에 시간대를 달리해 참배하고 있다.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아들 이건희 회장과 지난해까지 추도식을 주재해 온 손자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재판 중이어서 참석하지 못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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