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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도자기 3200점 부산박물관에 기증한 최명자씨

입력
2017.11.1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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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자씨가 부산박물관에 기증한 도자기. 부산시 제공
최명자씨가 부산박물관에 기증한 도자기. 부산시 제공

“제 자식들 관리를 잘 해줘서 오히려 제가 더 고맙죠.”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도자기 3,200여점을 부산박물관에 기증한 최명자(76ㆍ여)씨는 “아깝지 않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최씨가 기증한 도자기는 1900년에서 1960년대 초까지 부산을 비롯해 합천, 경주, 안동, 대구, 목포 등 전국 각지에서 제작된 것들이다.

부산박물관 관계자는 “이 도자기들은 우리나라 도자 생산이 수공업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공장제 기계 공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며 “도자에 문양을 표현하는 전통방법인 핸드 페인팅기법과 대량 생산을 위한 스탬핑기법, 전사기법 등 도자 문양 방식의 발전상도 확인할 수 있어 학술적 연구 자료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부산박물관은 기증한 유물 가운데 우수한 작품을 엄선해 전시회를 연다. 부산시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20일 오전 최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한다.

근대 생활 도자기에 그려진 소박한 그림에 매료돼 지난 25년간 전국의 고미술상을 돌며 도자기를 수집했다는 최씨는 “할아버지가 대구에서 유명한 도자기 수집가였고, 아버지 또한 도자기 수집가로 활동했다”며 “이렇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질 좋은 도자기를 많이 봐왔고, 대학 전공으로까지 그 관심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최씨는 대구 효성가톨릭대 응용미술과를 졸업 뒤 37년간 중ㆍ고교에서 교단에 섰다가 은퇴 후 지금은 한국색채조형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수집한 도자기를 바탕으로 근대 도자기 문양을 조형적으로 분석하는 논문을 여러 편 발표한 최씨는 “흔한 일상 속에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근대 도자기들의 가치가 재발견됐으면 한다”며 “사람들이 귀중한 역사를 버리지 말고 보관하는 법을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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