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을 만날 소망으로 3년7개월을 기다렸던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선체조사위원회가 선체 조사와 함께 미수습자 수색도 병행할 뜻을 밝혔지만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만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선체수색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지금 저희 가족들은 비통하고 힘들지만 이제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결단을 내렸다"며 "미수습자 5명의 이름을 영원히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하면서 오열했다.
잊지 말고 기억해야할 5명의 미수습자들 이야기를 전한다.
◇음악을 좋아했던 남현철군
음악을 좋아했던 단원고 2학년6반 남현철군은 가수 신용재가 부른 '사랑하는 그대여'의 노랫말을 쓴 작사가다. 팽목항에는 현철이의 손길을 기다리는 기타가 바람에 노래를 부르고 있다.
기타에는 현철이와 영원히 살아가고픈 부모의 마음이 담긴 문구도 있다. 부모는 4대 독자인 현철이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그대여'의 가사에는 부모를 위로하듯 '항상 마음만은 그대 곁에 있어요'가 있다.
◇스포츠를 좋아했던 박영인군
남현철군과 같은 반인 박영인군은 누구보다 스포츠를 좋아하고 달리기도 잘하는, 체대 진학이 꿈인 학생이지만 아직 달려오지 않았다. 영인이의 어머니는 아들이 갖고 싶어하는 것은 모두 다 사줬지만 유독 축구화만큼은 사주지 못했다.
팽목항에는 그런 아들이 갖고 싶어했던 축구화가 놓여 있다. 그 속에 어머니의 미안한 마음이 담겨 있다. 아직 어머니는 아들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지만 결국 세월호가 있는 목포신항만을 떠날 결심을 했다.
◇자신의 구명조끼 벗어준 양승진 교사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 학생들에게 주고 "밖으로 나오라"고 외치며 배안으로 다시 들어간 단원고 교사 양승진. 교직 30년 경력의 그는 학교 뒷산에 사과나무를 심는 사람이었다.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과자를 사먹으라며 돈을 쥐어주고 웃는 모습이 CCTV 영상에 마지막으로 남겨졌다. 양 교사의 아내는 남편을 정 많고 따듯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군
권재근씨는 아내와 두 자녀를 데리고 감귤농사를 지으러 제주도로 이사를 가던 중이었다. 가족 중 혁규의 여동생 지연이만 홀로 살아남았다. 베트남이 고향인 엄마 한윤지씨(베트남 이름 판응옥타인)는 숨진 채 바다에서 올라왔고, 동생에게 구명조끼를 벗어 건네 준 여섯살 혁규는 아빠 재근씨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재근씨의 형은 3년째 세월호 앞을 지키면서 동생과 조카를 기다렸지만 결국 세월호 곁을 떠나기로 했다.--IMAGE-PART--|*|해양수산부가 10월말 세월호 수색 종료 입장을 밝힌 가운데 26일 목포신항 북문 앞에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은 미수습자 5명의 사진이 걸려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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