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 규모 5.8의 지진을 경험한 경주시민들은 차분했다. 포항 지진이 경주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진원이 얕아 체감 위력은 큰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반응이지만 안전대피 요령을 숙지하고 있는데다 여진이 최초 지진을 능가하지는 않는다는 학습효과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진앙인 포항 북구와 10여㎞ 경주 강동과 안강 지역 주민들도 지진 후 안전한 장소로 잠시 대피했을 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경주지역 각 학교도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신속하게 대피시켰고, 도심에서도 시민들은 황성공원과 동국대 운동장 등 넓은 장소로 신속히 피신했다.
경주시민 김현철(53ㆍ황성동)씨는 “지진 직후 원전과 방폐장 등 관련 기관에서 ‘문제없다’는 문자메시지가 신속하게 전달됐다”며 “주위에서도 큰 동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지역 한 문화재 관련 단체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지진 때 첨성대가 흔들리는 폐쇄회로(CC)TV 영상 방영을 자제해달라’고 방송사에 촉구했다. CCTV가 흔들리면서 찍은 영상에서 첨성대가 심하게 요동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였다.
신라문화원 문화재 돌봄사업단 진병길 회장은 “경주는 지진 후 한옥 기와가 대폭 보강되면서 포항 지진에도 거짓말처럼 멀쩡했다”고 말했다. 전 경주대 황성춘(지질학) 교수는 “지난해 지진 후 경주 전역을 순회하면서 지진을 바로 알고 대처하자는 강연를 했다”며 “지진보다 무서운 것이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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