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연결된 삶
김효찬 지음
헤이북스 발행ㆍ104쪽ㆍ1만2,000원
펜촉을 떼지 않고, 하나의 선으로만 쭉 이어나가 수십 쪽 분량의 그림책을 만들 수 있을까. ‘하나로 연결된 삶’은 도시를 가로지르는 한 마리 고양이를 따라 89쪽에 이르는 그림을 단 하나의 선으로 그린 그림책이다. 차와 빌딩이 가득한 복잡한 도심 풍경, 무심히 출ㆍ퇴근하는 사람들의 모습, 행상인, 노숙자 등 우리도 흔히 마주치게 되는 도시의 얼굴들이 담겨 있다. 의도하는 바는 제목 그대로, 모두가 서로 무관해 보여도 알고 보면 하나로 묶여 있는 하나의 공동체라는 관념이다. 펜 선 하나를 이어간다는 것이 단순한 아이디어 같아도 실제 시도해보면 쉽진 않다. 도시 풍경을 사진으로 찍는 취재 과정에다 이 풍경들을 어떻게 하나의 선으로 통일해 그려낼 수 있을까를 두고 몇 개월간의 구상 작업을 거친 끝에 탄생한 책이다. 작가는 “모든 삶은 닮은 꼴이다. 함께 먹이를 옮기는 개미들과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자동차들의 행렬에서 삶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모습이 똑 닮아 보이는 까닭이다”고 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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