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역대 두 번째 규모인 지진에 긴박하게 움직였다.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던 문재인 대통령은 착륙 45분 전쯤 보고를 받고 바로 청와대 회의를 주재하면서 기민하게 대처했다.
정부는 이날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지 14분만인 오후 2시 43분에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지진 피해 상황 대처에 돌입했다. 특히 이낙연 총리는 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 중이던 문 대통령을 대신해 초기 상황 수습에 주력했다.
이 총리는 순국선열ㆍ애국지사 유해 봉영을 위해 인천공항을 방문했다가 지진 보고를 받고 “전 행정력을 동원해 피해자 구조 지원에 만전을 기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린 뒤 곧바로 정부서울청사로 즉시 이동했다. 이 총리는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를 찾아 “작년에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올해 또 경주에서 멀지 않은 포항에서 만만치 않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현지 주민은 물론 국민께서 많이 불안해하실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초동 대처부터 매시간 필요한 대처를 하고,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대본부장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문 대통령 영접행사 참가를 위해 서울공항에 있다 지진 발생 소식을 접하고 현장상황관리관 등 행안부 전문가를 현장에 급파했다. 김 장관은 이어 현지 상황을 확인하고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헬기를 타고 지진 발생 지역으로 이동했다.
지진 상황은 재난 콘트롤 타워의 정점인 문 대통령에게 가장 늦게 전달됐다. 전용기 편으로 동남아 순방에서 귀국하는 도중이었기 때문이다. 공군 1호기에 탑승 중이던 문 대통령은 지진이 발생한 지 15분 만인 오후 2시 44분쯤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로부터 위성전화로 지진 발생 보고를 받았다.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오후 2시 54분에는 원전 및 산업시설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2차 보고를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오후 3시 30분쯤 서울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청와대로 향해 오후 4시 30분부터 포항지진 관련 긴급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긴급회의에서 국민 피해 상황 및 원전안전 상황 등을 보고받고 “원전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시설의 안전을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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